나무 심포니는 나무가 자라고 크는 과정이 목관악기의 악장처럼 그 굴곡이 4박자의 리듬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을 때 나무뿌리며 가지 나뭇잎들은 그 음표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이영필 시인은 자신의 생을 더하여 나이테가 둥글게 동심원을 그려가는 마음을 얹고 있다. 이 세상의 어느 것도 그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보면 운명이라는 자연의 질서 속에 맞아야 하는 길이 있다.
나무가 아무리 크고 우람해도 스스로 한 발자국 내딛지 못하여 수많은 열매를 맺어 그 씨앗으로 걸음을 대신한다. 목관악기의 그 소리는 힘주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나무도 그 목관악기의 소리 길을 만들어 내듯, 동심원을 나이테로 만들어 제 삶의 목소리를 높인다. 사람도 세월 흐르는 그 소리를 주름살 속에 담는다. 그 둘의 닮은 모습은 자꾸 늘어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 하루하루가 악장의 음표 같은 그런 날일 것이다. 어느 음표는 빠르고, 어느 음표는 느리고, 다시 되돌아가라는 음표를 만나면 반복해 그 삶의 걸음을 걸으며 살아간다. 그러니 나무는 매번 되돌아가는 과정의 되돌이표 앞에서 계절을 맞았을 것이다. 그 삶의 음표들이 달빛 속에 울려 퍼지는 연주 소리를 완성시키는 것이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내적 갈등의 고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내 마음을 고스란히 바르게 전달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시가 가볍고 무겁고 어렵고 쉽다는 말은 얼마나 내 속에 있는 마음을 진실하게 담으려 노력했는가에 달렸다. 그런 면에서 많은 시인들이 그 진정성을 찾는데 일생 나무와 같이 반복된 삶을 살아가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삶의 리듬을 바라보는 작품으로 읽어 보았다.
임영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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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
『받아쓰기』외 5권 |
시조집 |
『꽃불』외 2권 |
시조선집 |
『고양이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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