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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성논단
밀양 성폭력 사건 대책위 활동 종결후
기사입력: 2005/06/16 [12:4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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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밀양 성폭력 사건 대책위 활동 종결후...
 

2004년 12월에 전국의 여론을 집중시켰던 밀양성폭력 사건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활동이 지난 5월 26일 토론회를 마지막으로 종결되었다.

피해자의 인권보호와 여성인권의 신장을 위하여 대책위활동이 집중되었으나 대책위를 결성하면서 우려하였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일반화된 통념이 밀양사건에 대한 판결결과에 그대로 재현되었다.

밀양성폭력 사건이 애초에 언론의 집중을 받았던 까닭은 1년여에 걸쳐 피해자가 집단강간을 당했다고 신고하였음이 언론에 노출되었기 때문이었으며, 가해자가 미성년인 청소년들이라는 점 때문에 전국민이 더욱 경악하였었다.

또한 경찰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채 오히려 가해자측으로부터 위협을 당하였으며, 경찰조사과정에서 2차피해를 경험하게 되어 대책위가 항의방문을 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피해에 대하여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게 되었다.

대책위활동을 하면서 때로는 성명서를 작성하느라고 밤늦게까지 대책위원들과 함께 심야회의를 하고 밤12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가곤 하였으며, 각 정당의 관계자들과 여성부관계자, 국가인권위원회의 관계자들이 대책위를 면담하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내려와 일일이 관계자들에게 사건의 경과와 대책위 활동방향과 요구사항들을 전달하느라 12월 한달간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대책위 활동에서 지치고 힘들때마다 대책위원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지지하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이 확실히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사명감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성폭력 특별법의 개정내용에 대한 요구사항이나 경찰에 대한 요구사항, 교육청에 대한 건의사항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검찰수사 종료가 대책위의 예상보다 너무 빨리 종료되고 피의자 44명가운데 구속자가 7명 불구속자 3명만이 기소되고, 나머지 20명은 소년부로 송치되었으며, 13명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발표되자, 대책위는 2005년 1월 8일이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청 앞에서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찰수사이후 대책위의 활발하였던 활동이 갑자기 위축되고, 현실의 장벽이 너무 높게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면서 깊은 좌절을 맛보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대책위 활동을 하였건만 역시나... 이런 수사결과 발표를 접하게 되고 보니 이후의 대책위 활동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가야 하는지를 놓고 밀양 성폭력 사건 공동 변호인단과 의견을 나누게 되었다.

이후 피해자의 아버지가 가해자측과 합의를 하게 되면서 대책위는 또다시 활동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대책위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법원의 심리과정과 공판에 참여하여 모니터링 활동을 벌였다.

결국 4월 12일 선고공판 결과 기소된 가해자 10명 전원이 소년부에 송치되었다. 이러한 판결결과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재판부의 안일한 자세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서, 밀양 성폭력 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처리를 기대해왔던 시민들의 바램을 무너뜨리고 말았다.

전국의 네티즌들도 촛불집회를 통하여 밀양 성폭력 사건에 대하여 공정한 수사를 통한 가해자 처벌을 원하였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까지도 성폭력 사건은 다른 폭력 사건들에 비해 경미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계기만이 되었을 뿐이다.

대책위 활동을 하면서 울산 지역사회의 성폭력 피해자 연계 시스템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성과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보호시설과 아동, 청소년 성폭력 상담 센터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울산광역시에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하여 깊은 인식을 가지게 되길 바란다. 대책위 활동을 종결하면서, 여성들의 인권이 차별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세상을 꿈꾸면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여성들과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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