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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김유신이 삼국통일의 서원을 세운 열박산(咽薄山)을 품은 곳
550년의 풍상을 겪은 은행나무는 세월을 잊고 방문객을 맞이하는데
기사입력: 2006/10/23 [09:3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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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성 주필

백운산(白雲山)은 두서면 내와리와 상북면 소호리 사이에 솟아있는 산이다. 
 신라인들은 이 산을 열박산(咽薄山)이라고도 하여 매우 신성한 산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앞에서 언급한 충절의 기생 전화앵도 신라가 패망하고 고려로 갈 것을 대신들이 권하자 뿌리치고 이 열박재에 은거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랜 기간 동안 이 백운산은 신라인들의 이상향이 아니었나 하는 짐작이 간다. 백운산에서도 제일 높은 봉우리가 감투봉인데 여기에는 삼국통일의 영웅인 김유신에 관한 설화가 전해져 오고 있다.

 김유신(金庾信)이 나이 17세 되던 해인 신라 진평왕(眞平王) 28년에 신라는 북으로는 고구려와 말갈(靺鞨)이, 서쪽에서는 백제가 신라의 국토를 번번이 침략함을 보고 김유신은 비분강개하여 이들을 평정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는 이러한 큰 뜻을 품고 백운산의 감투봉의 중악(中嶽) 석굴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게 된다.

 김유신은 매일 목욕재계하고 하늘에 고하여 맹세하기를 "적국이 무도하여 사나운 짐승들 같이 신라의 변방을 소란케 하여 저들을 응징하여야 하나 저에겐 힘이 없습니다.  나는 한낱 미약한 화랑으로서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화란(禍亂)을 평정하고자 하오니 하늘이시여 나에게 이러한 능력을 주십시오."하며 사력을 다한 기원을 하기를 나흘 만에 홀연히 한 노인이 꿈인 듯 생시인 듯 나타나서는 "이곳에는 독충과 맹수가 많아 대낮에도 무서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데  소년은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와서 혼자 거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유신은, "어른께서는 어디서 오신 누구십니까? 존명(尊名)을 알려 주십시오."하고 물으니  노인은 "나는 일정한 거처가 없이 인연을 따라 방랑하는 난승(難勝)이다"라고 답하자 김유신은 이 말을 듣고 그 노인이 비범한 사람임을 이내 깨닫고 돈수재배하고 나아가 "나는 신라 사람입니다. 신라가 일시 힘이 없어 침묵하니 인근의 도적들이 국경을 침범하며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신라를 침공하는 원수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고 이들을 물리칠 비책이 없어 이렇게 하늘에 기원을 드리고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이들을 물리치고 삼국을 통일시킬 비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며 눈물을 흘리며 간청하기를 거듭하니  노인은 "그대는 아직 어린데 삼국을 병합할 마음을 가졌으니 장한 일이 아닌가?"하며 노인은 가슴에서 비법이 적힌 책을 꺼내주며  "조심해서 함부로 전하지 말라. 만일 불의한 일에 쓴다면 도리어 재앙을 받을 것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또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김유신은 굴을 뛰쳐나가 노인을 찾아보았으나 노인은 보이지 않고 감투봉 위에 5색과 같은 찬란한 빛이 떠돌고 있을 뿐이었다.
 
그 비법을 어느 정도 익힌 그 이듬해인 진평왕 건복(建福) 29년에 백제와 고구려가 다시 신라을 옥죄어 오자 김유신은 비장한 마음으로 혼자서 보금을 들고 백운산 깊은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 기원하며 "천관신(天官神)께서는 보검(寶劍)에 신령을 내리소서." 하고 기를 다한 정성을 올리기 사흘째 되던 밤에 허숙(虛宿)과 각숙(角宿) 두 별의 빛이 유신의 손에 쥔 보검에 환하게 내려 비취었다고 한다.

 열박산, 즉 백운산에서 이러한 수련과정을 거친 김유신은 훗날에 삼국통일이란 대업을 이루게 되었고 이곳 사람들은 열박산과 김유신에 얽힌 전설을 자랑스럽게 후세에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이곳 두서면 구량리 860 번지에는 천연기념물 제 64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있다. 이 은행나무의 나이는 대략 550년 정도로 추정하는데 그 높이가 22m이고 가슴높이의 둘레가 12m에 이르고 있는 고목이다. 이 은행나무는 울주군의 꾸준한 보호로 현재는 상태가 아주 좋아서 550년 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푸른 잎을 자랑하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 나무는 고려 후기의 유명한 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의 4대손(四代孫)인 이지대(李之帶) 선생이 조선 초기에 심은 것이라고 전해 오고 있다.
▲    사진 최일성 주필

 선생은 경상도 수군 만호(水軍萬戶)로 있을 때 왜구(倭寇)가 탄 배를 붙잡은 공으로 임금으로부터 상(賞)을 받았고 그 후 벼슬이 높아져 한성판윤(漢城判尹)에 이르렀지만  1452년 수양대군이 김종서(金宗瑞), 황보인(皇甫仁) 등을 죽이고 안평대군(安平大君)을 강화도로 유배시키는 등 정치가 어지러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이곳 구량리로 내려와 살게 되었는데 이때 서울에서 가져와 연못가에 심었던 것이 현재의 이 은행나무라고 한다. 전해 내려오는 전설대로라면 이 나무의 나이는  550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이곳에 오래 살아오신 분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나무가 있던 곳의 입구에는 우물이 있었는데 그 우물에는 어찌나 물이 많이 나는지 논 100마지기를 거뜬히 농사지을 정도로 물이 풍부했다고 했다. 지금은 이곳에는 옛날 개울의 빨래터가 있던 장소쯤으로 기억되는 이 이 우물가에는 아직도 물이 마르지 않고 고여 있었다. 그리고  이곳 주민들은 이 나무를 훼손하면 해(害)를 입는다거나 아들을 낳지 못한 아낙들이 이 나무에다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도 전하는 것으로 보아 이 운행나무를 상당히 신성하게 여겨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두서면 북안이 717-1과 인보리 산 37-7번지에는 기념물 제28호와  제26호로 지정된 지석묘 군이 있다.

 이 지석묘는 일명  고인돌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주로 정치권력을 지닌 자들이거나 존경을 받던 지배계층 사람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지석묘는 4개의 받침돌을 세워 지상에 돌방을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하고 펑퍼짐한 덮개돌을  올려놓은 것을 탁자식(卓子式) 또는 북방식이라 하고 땅속에 돌방을 만들고 작은 받침돌을 세운 뒤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것을 바둑판식(碁盤式) 또는 남방식이라 하는데, 바둑판식에서 받침돌이 없는 것을 따로 개석식(蓋石式) 또는 무지석식(無支石式)이라 하여 구분한다고 하는데  울산지역에서는 주로 개석식과 바둑판식의 지석묘가 많다고 한다.

 복안리 지석묘는 천마산의 동쪽 구릉 하단부인 두서면 복안리 음지마을 뒤쪽 계단식 경작지에 1기가 있는데 덮개돌은 화강암으로 반듯하게 놓여 있고 한쪽이 깨어져 있다. 크기는 길이 390㎝ 너비 340㎝ ,두께 140㎝ 이며, 아래에는 받침돌 1개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바둑판식 지석묘로 추정되고 있다.

 두서면 인보리 산 37-7에 위치한 고인돌은  1호 와 2호 2기가 있는데 1호는 길이 350㎝ 너비 190㎝ 두께 140㎝이고, 2호는 길이 270㎝ 너비 160㎝ 두께 150㎝ 의 크기로  백운산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있는 구릉의 끝부분에 위치하여 현재 2기만 남아 있으나 원래는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호와 2호는 2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땅 위에 덮개돌이 반듯하게 놓여있으나 받침돌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지석묘군은 청동기시대 두서지역의 정치·사회·문화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부근이 청동기 시대에 큰 세력을 형성하던 부족들이 살고 있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또한 두서면은 형산강을 발원지로 하는 백운산과 치술령 자락의 청정지역인데 이 특성을 살려 품질이 우수한 무공해 '황우쌀'을 생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 황우라는 뜻은  누런 황금 들녘과 황소를 가리킨다고 했다.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 나는 쌀은 미질(米質)이 좋기로 소문나 있었는데, 황우 쌀은  그 재배과정에서 엄격한 종자선택과 농약사용을 억제하여 1996년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품질인증미」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해마다 두서면은 “황우쌀 풍년축제” 행사를 를 거행하는데 이 기간에  들녘에서 “뚜기 잡기”대회와 “우리고장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개설되고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한마당 축제가 펼쳐지는데 해마다 먼 지방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이 지방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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