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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고통과 시련이 없는 삶은 행복할까?
기사입력: 2019/12/05 [14:3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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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형 수필가/전 울산대 교수  ©UWNEWS

인간은 일생동안 많은 우여곡절(迂餘曲折)을 겪으면서 살아간다. 때로는 고통(苦痛) 속에서 힘든 날들을 보내기도 하고, 예기치 않던 시련(試鍊)이 닥쳐 크게 좌절(挫折)하기도 한다.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어려운 일이 생기나 하고 원망스러울 때도 있고, 도저히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에 빠지기도 한다. 

 

어느 날 젊은 어부가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 해초(海草)가 많아 고기를 잡는 데 방해가 되었다. 그는 화를 내며 크게 불평했다. 

 

“독한 약을 풀어서라도 해초를 다 없애 버려야겠다.” 그러자 늙은 어부가 말했다. 

“해초가 없어지면 물고기의 먹이가 없어지고, 먹이가 없어지면 물고기도 없어진다네.”

 

남태평양의 사모아 섬은 바다거북의 산란 장소로 유명하다. 봄이면 바다거북들이 해변으로 올라와 모래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는다. 나중에 부화한 새끼들이 바다를 향해 새까맣게 기어가는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한 번은 해양학자들이 산란기 바다거북에게 진통제를 주사(注射)하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거북은 고통 없이 알을 낳았다. 그러나 곧이어 너무나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진통제를 맞았던 거북은 제가 낳은 알을 모조리 먹어 치워 버린 것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해양학자들은 심사숙고(深思熟考) 끝에 고통 없이 낳은 알이라, 모성(母性) 본능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두 사례는 비록 짧은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매우 크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더욱 빛나듯이, 시련이 있어야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닥친 장애물이 없어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어지면 장애를 극복하려는 의욕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시련과 고통은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삶을 윤기가 나고 생동감 있게 해주는 윤활유(潤滑油)와 같다.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통과 시련이라면,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가져야 행복할 수 있다.

 

사자성어(四字成語)에 고진감래(苦盡甘來)란 말이 있다. 고생 끝에 낙(樂)이 온다는 뜻이다. 중국 진(晉)나라 때 차윤(車胤)과 손강(孫康)이란 두 선비가 있었다. 차윤(車胤)은 너무나 가난한 나머지 등불 기름을 얻지 못해 여름철이 되면 수십 마리의 반딧불을 모아 책을 읽었다. 

 

그리고 손강(孫康) 역시 집안이 가난하여 겨울철에 내리는 눈(雪)에 비춰 글을 읽었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은 덕분에 차윤은 나중에 상서랑(尙書郞)이란 높은 벼슬에 올랐고, 손강 역시 어사대부(御史大夫)라는 고위관리가 되었다. 후세 사람들은 이들 두 사람의 지극한 정성과 노력을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고 부르며 좋은 본보기로 삼았다.  

 

스트레스 전문가 앨런 엘킨 박사(Allen Elkin, PhD.)는 이렇게 말한다. 스트레스는 바이올린과 같다. 줄의 긴장이 없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줄이 너무 팽팽하면 끊어지고 만다. (“Stress is like a violin,” says stress expert  “If there is no tension, there is no music. But if the string is too tight, it will break.”) 

 

그렇다. 고통과 시련이 없으면 우리의 인생은 결코 빛이 날 수 없다. 하지만 고통과 시련이 너무 강하면 견디지 못한다. 

 

우리에게 고통과 시련이 찾아왔을 때 이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精神力)과 자기 자신에 대한 강한 신뢰(信賴)와 애정(愛情)을 가지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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