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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댁의 레시피… 신화 식물 ‘쑥’ (1)
 
UWNEWS 기사입력  2022/05/27 [15:49]

김준호는 18세에 춘당 김수악 명인을 은사로 소리와 악을 배웠으며, 상징민속학을 전공했다. 해병대 484기이며, 2014년 1월 1일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4호 국내 지신밟기 예능 보유자로 선정되어 인간문화재가 됐다.


손심심은 17세에 문장원, 양극수, 김동원 명무를 은사로 동래양반춤, 동래할미춤, 동래학춤을 시작하였고, 전통무용을 전공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동래야류 전수조교이고 동래학춤 이수자이다. <편집자주>

 

 

 

 

쑥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추운 지방 빼고는 사막이든, 섬이든, 산이든 세계 곳곳에 아무 곳이나 잘 자라는 식물이었다.

 

서양에도 쑥이 자랐다. 중세에는 쑥을 악령과 야생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마법의 약초로 취급하며, 로마 병사들은 쑥을 신발 밑에 깔기도 했다.

 

근대에 들어 압생트나 맥주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고, 고기 누린내를 제거하는 향료로 쓰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쑥을 잡초로 생각하고,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귀찮은 존재로 취급했다.

 

심지어 성경에도 쑥을 ‘마귀가 뿌린 독초요 쓴 뿌리’라며 형편없이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에서 자라는 쑥은 우리 쑥과 달라서 쓴맛이 강하고 독성이 있어 환각을 일으키는 독초 취급을 당하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서 자라는 쑥도 우리 쑥과는 조금 다르게, 모두 독성이 있어 음식보다는 약으로 많이 썼다.

 

일부 지역에서 요리에 향료와 착색제 정도로 쑥을 사용했다.

 

일찍이 북송의 문장가 왕안석은 “백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데 쑥만 한 약이 없다”라고 하였고, 전설의 의원 화타도 인진쑥과 황달에 대해 논하였다.

 

이러한 쑥에 관한 약성 연구로 2015년 중국의 투유유 교수가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내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하여 개똥쑥에 관한 관심을 높였다.

 

일본의 쑥도 독성이 강해 모찌, 소바의 첨가제나 차로 음용하는 정도였다.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같이 봄에 쑥을 캐는 장면을 몰 수 없다.

 

그러나 꼭 다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신기하게도 북미 인디언들은 우리와 같이 쑥을 캐는 일을 했다.

 

인디언들은 우리 같이 쑥을 감기, 호흡기 치료 등, 다양한 약용으로 사용하고, 쑥 연기가 몸을 정화한다고 믿어 신앙적인 측면에도 사용했다.

 

그리고 천연염료, 화장품 재료로도 사용한다고 한다.

 

역시 쑥은 단군의 나라 한민족에게 인기가 최고였다.

 

한국인이라면 식물에 대해 아무리 문외한이라도 쑥은 알아본다.

 

그만큼 우리와 친숙하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대중적인 식물이기 때문이다.

 

 

 

쑥은 우리 민족의 탄생 신화에도 등장하는 전설적인 약초로 고대에서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우리와 떼어낼 수 없는 민족 식물이었다.

 

굳이 우리 신화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중국 산둥 지방의 전설에는

 

“동쪽의 바다 가운데 신선들이 사는 신성한 봉래산(蓬來山)이 있는데, 그 산에는 불로초가 자라고 있다”라고 하며 그 불로초가 ‘쑥’이었음을 쑥 봉(蓬)자로 암시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땅에는 영도, 영월, 고흥 등에 봉래산이 있고, 변산, 울릉도에는 봉래계곡이란 이름도 있다.

 

그 외에도 쑥이 많이 자라는 곳이 많아, 지명에도 쑥이 붙어 전국에 애당리(艾堂里), 애전(艾田), 애도(艾島) 봉호리(蓬湖里), 봉래면((蓬萊面), 쑥모루, 쑥골, 쑥고개, 쑥데이고잔 등의 이름이 많다.

 

참 희한하게도 단군의 땅에서 자라는 쑥만 독성이 없고 신통한 약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먹는 나물로도 쓰고, ‘영약(靈藥), 영초(靈草), 의초(醫草)’라고 불리며 신비한 약초로 취급하였다.

 

그렇다고 약초라고 해서 깊은 산 속을 찾아가야 만나는 귀한 것도 아니었다.

 

이름 그대로 풀(艹)이 자라ㄹ 수 있는 곳이면 아무 데나 만날(逢) 수 있는 참 흔한 쑥(蓬)이었다.

 

꽃 중에 매화가 제일 먼저 눈을 뚫고 올라온다고 설중매로 불리었다면, 쑥도 눈을 뚫고 올라와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히로시마의 지독한 방사능을 뚫고 제일 먼저 흙에서 올라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런 강한 번식력으로 쑥은 종류도 다양하고 이름도 많았다.

 

쑥의 중세어는 ‘ㅂ+숙’으로 혀로 느끼는 맛이 뱉어내고 싶을 정도의 거북한 맛을 의미하는 ‘쓰다/쑵다’의 명사형으로 ‘부숩> 쑵 > 쑥’의 변이를 거쳐 형성된 말이다.

 

지역의 환경에 따라 개똥쑥,  황해쑥, 인진쑥, 참쑥, 섬쑥, 개똥쑥; 쑥부쟁이등 여러 종류가 자생하였고, 한자어도 쑥을 뜻하는 단어가 꽤 많다.

 

‘蓬(봉), 艾(애), 蘿(라), 蒿(호), 莪(아), 루(蔞)’가 그것인데, 모두 ‘미모, 높다, 새기다, 약초, 번식’을 뜻하는 것을 보면 불로초이며 약용초임이 분명했다.

 

특히 “쑥국에 산촌 처자 속살 찐다”라는 속담과 같이 여성의 미용과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을 하는 미용초임을 예부터 알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서양에서도 그리스 신화의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가 자기가 보호하는 여자들을 위해 내려준 선물이 쑥이라는 전설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워지기 위한 여성의 욕망은 독한 쑥도 마다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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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5/27 [15:49]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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