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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고분과 단풍이 어우러진 경주의 가을 밤
조명 받은 나무가 환상적인 계림의 밤풍경
 
문모근 기자 기사입력  2020/11/10 [11:50]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경주의 밤이 화려한 옷을 입고 풍경에 젖는 사람들의 가슴을 적신다. 11월 초순 주말을 맞아 먼 듯 가까운 경주로 밤나들이를 나갔다. 첨성대가 있는 방면을 피해 월정교 해자 앞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해자를 이루는 물길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월정교 앞에 섰다. 

 

며칠 동안 쌀쌀한 바람이 불었는데 이날 만틈은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포근하고 따스한 기분을 주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다. 경주시에서 설치한 조명을 한껏 받고 있는 월정교는 황홀한 분위기를 발산하여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인기 포토존을 형성하고 있었다. 

 

월정교를 건너서 왔다갔다 하면서 밤의 숲으로 들어가길 원하던 청춘 남녀들은 실망을 안고 월정교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 이라고 월정교 내부를 수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입문이 잠겨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월정교 밑으로 흐르는 폭 넓은 물 속에 징검다리를 놓아 다리를 건너는 어른과 연인들의 따스한 눈길과 손길을 잡아주고 어린아이들은 징검다리에 설치되어 있는 조명등에 불이 들어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한다.

 

경주 교촌마을과 접해 있는 월정교는 교촌마을을 한바퀴 돌며 천천히 다가가도 괜찮다. 교촌에서 유명세를 타던 김밥집이 이전하여 조금 섭섭한 심정을 가지기도 하는데, 크게 괘념치 않는다.  

 

월정교를 구경하고 계림 숲길을 걷는다. 밤이 깊은데다 굵은 둥치의 나무가 백여년에서 수십년의 수령을 자랑하고 있는 계림은 나무뿌리 근처에 설치한 울긋불긋한 조명을 받아 낮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선사하고 있었다. 계림 숲 사이사이 마련된 장의자에 앉아 계림 중앙에 흐르는 작은 물소리를 듣자면 포근한 바람에 실려 오는 관광객들의 웃음소리와 웅장한 고분의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 계림의 밤풍경     © UWNEWS

 

월성 주위로 해자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다소 복잡함을 느낄 수 있지만 사람들의 어깨 부딛침과 이야기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은 괜찮다. 계림을 나오자 첨성대가 보인다. 붉고 노랗고 파란 조명이 정기적으로 바꿔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데, 밤이라선지 파란 조명은 좀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첨성대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어둠을 틈타 손도 잡아야겠고, 기회가 된다면 살짝 포옹도 하고 싶을 터.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하게 웃고,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사랑을 느낀다. 젊음이 주는 가을 밤이 마치 영화의 멋진 한 장면같기도 하다.

 

불어오는 훈풍이 겨울을 목전에 둔 날, 달력에는 입동(立冬)이라는 글자가 진하게 인쇄되어 있는 날. 경주의 밤 풍경은 세대를 초월한 인파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첨성대에서 눈을 조금만 돌려도 대릉원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고분군이 멋진 조명을 받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 광경에 누구든지 휴대폰 카메라를 사용해 추억으로 남길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움추려든 어깨를 펴고 가슴 속으로 시원한 공기도 마시며 산책하듯 경주의 밤을 즐기는 수많은 사람들. 코로나를 겪으면서 심신이 아주 많이 피곤해지고 고단한 상태에 있던 사람들. 경주와 부산과 대구, 울산 등지에서 경주의 밤을 찾아온 사람들은 그날 약간의 위로와 격려를 구분으로부터 받고 아름다운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약간의 시간을 내어 길고 긴 겨울 밤, 오후 여섯시 쯤 경주를 다녀오는 것도 아주 좋은 여유로운 계획이 아닐 수 없다. 

 

▲ 밤의 월정교     © UW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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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10 [11:50]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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