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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모지코 레토르, 시모노세키에서의 느린 여행, 삼박사일(1)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두 도시, 시모노세키와 모지코 1800년대 말 무역의 중심항 ‘모지코’의 옛 정취를 따라서...
기사입력: 2020/05/29 [17:2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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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 사절단 배가 닿을 내리던 시모노세키항을, 바다 건너 모지코항에서 바라보며 밤을 새고, 

시모노세키항의 찻집에서 모지코를 조망하며...

 

 

▲ 100년 역사를 가진 모지코역    ©UWNEWS

 

[울산여성신문 원덕순 기자]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두 도시, 시모노세키와 모지코!

혼슈섬과 규슈섬 사이에는 간몬 해협이 있고, 혼슈섬 야마구치현의 시모노세키, 큐슈섬 후쿠오카현 기타규슈시의 모지코가 마주 보고있다. 아니 두 도시를 간몬해협이 가로지르고 있다는 말이 맞을까?

 

모지코는 1889년 일찍 개항을 한 덕에 외국배가 드나드는 상업과 무역이 번창한 도시였으나 지금은 아름다운 ‘모지코 레트로’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이런 아름다운 횡재가 있을까? 싶었다. 

 

두 해 전에 후쿠오카를 방문했다가 고쿠라를 경유해 세 시간 잠깐 들른 모지코항의 아름다움에 매료 돼 ‘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머리 속에 언제나 아련하게 남아있었고... 모지코는 오래오래 기억해 추억의 저장고를 꽉 채우고 싶은 복고풍의 항구였다. 

 

드디어 기회는 왔다. 후쿠오카에서 학회 일을 마친 딸과 가족들이 내친 김에 기타큐슈를 여행하자는 제안에 만장일치 합의하고 휴식을 겸한 여행을 시작했다. 차는 랜트를 했고 운전은 적응력이 뛰어난 사위가 맡았다. 

 

일본자동차는 우리나라와 운전대가 좌우 반대이니 모든 교통 체계가 반대로 되어있어 아차 순간, 착오가 일어나면 타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빌린 차로 후쿠오카에서 3시간여 고속도로를 달려 모지코항에 도착했다. 

 

모든 여행의 중심은 모지코 항. 숙소를 정하고 3박4일을 묵기로 했다. 3일간 모지코항과 시모노세키, 시간이 허락한다면 주변의 고쿠라성과 공룡박물관까지 숨가쁘게 다녀볼 것이다. 파이팅을 외치고 3일간의 여행을 시작했다. 

 

▲ ▲ 모지코항(건너편이 시모노세키항)     © UWNEWS

 

 

모지코항은 아름답다. 여느 항구도시와는 다른, 오래 된 도시의 기품을 가지고 있다. 

먼저 모지코항 약사를 살펴봤다. 지형부터가 흥미롭다. 모지코는 1963년 고쿠라, 도비타, 모치, 와카마쓰 등을 區로 정하고 각 區를 합병해 기타쿠슈(북구주)市가 되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모지코는 1800년 대 말 일찍 개항을 하게 돼 많은 외국상선과 상인들이 드나들면서 무역항으로 번성했으나 간몬터널이 개통된 1942년부터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이 줄어들고 도시는 쇠퇴해졌다. 

 

모지코 지역주민들은 번성했던 옛 모지코의 부흥을 위해 관광에 힘을 쏟았고 100년이 더 된 상업관련 서양식 건물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복원시켜 현재는 ‘모지코 레토르’라는 새로운 관광명소를 만들어냈다. 말 그대로 모지코 복고도시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시모노세키와 바다 건너 모지코는 배로 5분 거리.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우리 숙소인 프리미어호텔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 건너편 도시가 시모노세키, 하관시인 것이다. 바로 울산의 남구 장생포와 동구 방어진과 같은 지형인데, 해저터널이 혼슈와 큐슈를 이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1973년 간몬대교가 완공돼 10분이면 대교를 건너 하관에 닿을 수 있다. 길이 1068Km, 폭 26m 현수교로 완공까지 5년 걸린 간몬대교는 당시 동양에서 가장 긴 현수교라고 알려져 있었다. 

 

후쿠오카에서 차로 달려온 첫 날은 간단한 생선초밥으로 저녁을 먹고 쉬기로 했다. 그러나 웬 걸? 나는 수학여행 온 학생처럼 마음이 들떠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칠흑 같은 밤바다와 캄캄한 바다를 오가는 배들의 불빛을 쫒으며 간몬해협을 지나는 크고 작은 많은 배들을 구경했다. 

 

▲  모지코 호텔로비에서 바라보이는 시모노세키     ©UWNEWS

 

영화의 한 장면같은 호텔방, 초록색 창틀이 붉은 벽돌과 대비되는 색의 부조화가 오히려 약간은 몽환적인 창을 통해 바다 건너 시모노세키와 푸른 바다와 배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신새벽 깜깜한 밤바다에 호텔 건물같은 거대한 페리호가 해협을 지나서 하관 북쪽 연안에 불을 켠 채로 하선시간을 기다리는 것을 바라보며 감탄하기도 했고 역시 부산에서 출발해 오사카로 항해하고 있는 페리호를 구경하기도 했다. 

 

물류를 수송하는 배, 고기잡이 나가고 들어오는 배...무수히 많은 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모지코의 첫 밤은 이렇게 바다와 배를, 시모노세키를 즐기며 밤을 꼬박 새웠다.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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