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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인간문화재 ‘온달 김준호’와 ‘평강 손심심’의 재피방(이야기방)
대포댁의 레시피 ‘쥐포무침’(1)
 
UWNEWS 기사입력  2020/05/07 [12:44]

총대나 꽈리고추를 섞어 고추장, 간장, 설탕, 참기름이면 끝

 

 

김준호는 18세에 춘당 김수악 명인을 은사로 소리와 악을 배웠으며, 상징민속학을 전공했다. 해병대 484기이며, 2014년 1월 1일 부산광역시 무형문화재 4호 국내 지신밟기 예능 보유자로 선정되어 인간문화재가 됐다. 

손심심은 17세에 문장원, 양극수, 김동원 명무를 은사로 동래양반춤, 동래할미춤, 동래학춤을 시작하였고, 전통무용을 전공했다.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동래야류 전수조교이고 동래학춤 이수자이다. <편집자주>

 

옛 생각이 나서 홈쇼핑에서 파는 쥐포를 샀다. 호들갑을 떨며 맛있다고 난리를 치고, 고추장에 벌겋게 무치고, 기름에 튀기는데 그 소리에 홀려 주문을 했는데, 물건을 받자마자 실망감이 밀려왔다. 

 

베트남産의 비쩍 말라붙어 종잇장 같은 두께와 구린내가 나는 살의 식감이 영 불편했다. 어머니가 계셨다면 욕을 한 바가지 퍼부었을 거다. “믄디 자슥들 이래갖고 돈을 받아 처 묵나”

 

어머니의 고향 삼천포는 지금은 1995년 사천시로 흡수된 잊힌 이름이지만 원래는 삼천포가 시이고 사천은 군이었다. 고려 시대 수도인 개경에서 삼천리 길이라고 이 지명이 지어졌다.

 

70년대만 하더라도 삼천포는 남해안의 충무, 여수와 맞먹는 큰 수산어업A의 전진기지로 4· 9일 삼치 장날은 수 백 척의 어선과 장배들이 꽉 들어차는 큰 어항이었다. 또 육상보다 해상교통의 요지로 부산, 통영, 여수 등지로 다니는 여객선의 중간 기착지였고, 명절이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귀가객들로 배 지붕까지 사람이 꽉 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그때는 삼천포역이 있어 진주 개양역에서 삼천포로 갈아타는 진삼선 기차역의 종착지였다. 이때 경전선 기차가 개양역에 닿으면 삼천포행의 객차를 따로 운행하는데, 깊이 잠이 들어 객차를 옮기지 않으면 엉뚱하게 삼천포로 가는 경우가 허다해서 “잘 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생겼다. 

 

실제 삼천포 사람들이 이 소리를 싫어해서 90년대 명칭 다툼을 할 때 ‘사천시’를 택했다는 말도 있다. 삼천포는 남해안 다도해의 어업기지로 이 지역은 물살이 사납고 개펄이 많아 싱싱한 자연산 활어의 본고장이었다. 멸치, 갈치, 오징어, 도미, 낙지, 해삼뿐만 아니라 특히 전어, 쥐치의 명성은 전국 최고였다. 

 

지역의 특산물에는 ‘영덕 대게, 울릉도 오징어, 울산 고래, 완도 전복, 흑산도 홍어’ 같이 그 지역명이 붙는데, 쥐포는 뭐니 뭐니해도 '삼천포 쥐포, 삼치 쥐포'라야 그 진가를 알아줄 정도였다. 

 

 

 

쥐치는 쥐치과에 속하며 생김새나 색깔이나, 찍찍 소리를 내는 것이 쥐와 비슷해서 쥐고기라고도 불렀는데 엄연히 바닷물고기였다. 몸길이는 20∼30cm로 몸이 마름모꼴로 넓적하고 주둥이는 뾰족하고 꼬리가 짧다. 피부는 청색을 띠며 단단한 표피로 싸여 있고 등과 배지느러미의 가시를 세워서 자신을 보호하는 행동을 했다. 

 

그래서 그 가시에 찔리면 손이 부어올라 조심을 하는 어종이었다. 따뜻한 물을 좋아해서 구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30∼50m 내외의 남해안의 맑은 물에 주로 서식을 하는데 삼천포 인근 수역이 서식에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쥐치는 일단 껍질을 벗기고 뼈와 가시를 발라내면 씹는 식감이 쫀득하고 담백하고 고소해서 횟감, 찌개, 매운탕용으로도 많이 쓰였다. 하지만 쥐치의 진미는 우리가 즐겨 먹는 간식이며, 술안주, 반찬으로 자리 잡은 쥐포에 있었다. 

 

쥐포는 쥐치의 양쪽 살을 발라 조미를 하여 여러 겹을 붙여 건조 시킨 것을 말하는데 원래는 ‘쥐치포’나 그냥 ‘쥐포’로 통용되었다. 

 

사실 쥐치는 삼천포 인근에서 낚시로도 잡을 수 있는 평범한 고기였다. 그러나 질긴 껍질을 벗겨 내야 하는 불편함과 등과 배에 가시가 날카로워 원래는 어부들도 재주 없다고 쫓아버리는 어종이었다.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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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5/07 [12:44]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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