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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자의 구루,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Ⅰ>>를 읽고... (2)
 
UWNEWS 기사입력  2020/01/23 [13:45]
▲ 류위자 부경대 겸임교수/2급 걷기지도자     ©UWNEWS

1권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하여 이란국경을 목전에 두고 아메바성 이질에 걸려 치료를 받기위해 프랑스로 돌아오기까지 약 2개월에 걸친 약 1700km 걷기여행 이야기이다. 참고로 아메바성 이질은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며, 조직에 고름이 쌓이는 경우에는 발열, 상복부 통증, 간 염증 혹은 간 종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불결한 위생 특히 대변에 의해 감염된다. 

 

첫째, 그를 길로 내 몬 ‘실크로드에 대한 역사적 관심’을 공유하고 싶다.

 

그는 길을 걸으며 마르코 폴로를 비롯한 여러 대상(隊商)들이 남긴 실크로드 여행기를 꼼꼼히 추적해간다. 대상이 머물렀던 숙소들을 확인하고, 그곳의 역사와 모양, 쓰임새를 파악하였다. 그리고 현지의 상인들과 접촉하고 나서 장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장사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대화의 기술이다. 손님이 상점에 들어올 때 상인이 기대하는 것은 실제적인 이익도 이익이지만 좋은 대화를 나누면서 느끼는 기쁨이다. 그는 이곳의 상인들이 손님들과 벌이는 놀이에 금방 매혹되었다. 

 

농간을 부리기도 하고, 꼬시기도 하고, 고상한 사교술을 동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도의 전략에 버금가는 머리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는 서양사회가 오늘날 투명성의 원칙이라는 이름으로 다분히 멸시하는 경향이 있는 행위들이다. 하지만 잘 관찰해보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고 한다. 

 

이렇듯 인간 대 인간으로 부딧침으로써 서로 마음을 열게 되고, 진심 혹은 거짓이 눈에서 눈으로 표현된다. 그러면 사람들 사이의 장사가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317쪽). 터키는 외로운 이방인을 환대하는 것을 당연한 예절로 여긴다. 

이는 장사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기본 중 기본이다. 친인척이나 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에게 기꺼이 자기 집을 내어주는, 집 마다 외부손님을 위한 방 한 개를 구비하고 있는  나라이다. 

아나톨리아 횡단인 1권엔 터키, 이슬람 역사와 문화가 잘 드러나 있다.

 

 둘째, 그를 길로 내 몬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걷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다.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던 스스로를 해방시킨다. 순례자들이 아주 긴 도보여행을 마친 후엔 거의 예외 없이 변모된 자신의 모습을 느낀다. 

이는 그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스스로를 직면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발견할 수 없었을 자신의 일부를 만났기 때문이다(189쪽).  

 

걷기를 통해 완전한 자유와 치유를 경험한 그가 하루 종일 걷다 보면 모든 것은 단순해진다. 불필요한 짐은 내려놓게 되고, 쓸데없는 잡념도 사라진다. 오직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 그날의 경험들을 모두 소중하게 온몸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또한 대상을 따라 걷는 그는 1일 동안 걷기의 적당한 거리도 체험한다. 실제 대상들이 이런 거리를 걸었고, 자신의 경험으로도 1일 30~40km, 시간으로 따지면 9~10시간이 인간에게 가장 적당한 걷기의 거리임을 깨달았다. 

 

특히 순례자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하루 평균 30km를 걷는 것이 단련이 되면 육체의 개념 자체가 무화되곤 한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흔히 걷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생각한다. 

 

하루 30km 범위내에서라면 걷는 것은 기쁨이며 부드러운 마약과도 같다. 거의 모든 종교에서 순례의 전통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몸의 단련을 통해 영혼을 고양하는 일이다. 발을 땅에 딛고 있지만 머리는 신 가까이에 가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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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23 [13:45]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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