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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단상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며..
기사입력: 2019/12/05 [13:1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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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덕순 편집국장
▲ 원덕순 본지 발행인     ©UWNEWS

예전, 언제쯤 예전일까요? 1960년, 70년대.

12월 이맘때가 되면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흐르고 그렇게 밝지 않은 상점을 마법의 성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하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고, 유리창 안에는 줄이 쳐지고 크리스마스 카드가 줄에 매달려 선을 보이고 있었지요.

 

눈덮인 교회당의 십자가, 언덕 위 교회당 가는 길이 하얗게 빛나던 밤, 포인세티아의 빨간 아름다움, 촛불, 장갑, 산타할아버지, 사슴이 끄는 눈썰매... 길가던 행인들은 카드를 보낼 사람을 생각하며 눈으로 가슴으로 카드를 고르고, 소녀들은 털실을 준비해 장갑이며 목도리를 뜨기 시작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를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가슴은 설렘으로 아련해지기 시작하는 것이 이맘때의 정경이고 감성이었지요.

 

성탄전야에 무대에 서기위해 아이들과 청년들은 연극과 합창연습을 하고, 목사님댁의 정갈하고 따뜻한 안방에는 신자들의 즐거운 이야기꽃이 피어나던 때. 성경구절을 낭송하며 촛불을 들고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그리고 집집마다 찾아가 불러주던 새벽 찬송가는 축복과 은혜를 빌어주는 일년 마무리의 봉사였고 자선행사이기도 했습니다. 아침 눈뜨면 문고리에 걸어두었던 양말 속에는 사탕이나 뜨개질할 털실, 장갑, 크레용, 깎지않은 새 연필 등이 들어있었고...

 

“아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구나! 나는 올 해 착하게 살았구나” 선물을 안고 안도하던 그 때는 어디로 갔을까?그래도 필자는 산타를 기다립니다. 이 세상의 어지러움을 덮어줄 흰눈을 기다리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주의 품에 안겨서 감사기도 드릴 때~” 

 

그 밤에 소복소복 흰눈이 내리고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오시는 산타를 진정으로 기다립니다.

가슴이 설레는 기다림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악, 서로를 미워하고 싸우고 질시하고 원망하고 반목하는 모든 추악함을 하얀 눈가루로 뿌려 깨끗이 없애달라고 부탁드리며 기다립니다. 

 

온 세상이 서로 아귀다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를 비판하고 흠집을 들춰내 진위를 가린다고 싸움질을 합니다. 나라는 나라들끼리 자신의 나라를 위한다고 이웃나라를 힘으로 압박하고 군사력으로 위협합니다. 질세라 서로 무기개발에 온 힘을 쏟아 붓습니다. 영화에서 본 별들의 전쟁입니다. 서로 옳다고 거짓이 아니라고, 자신이 애국애족하는 사람이고 바른 정당이라고 주장합니다.

 

국민들도 이제는 어느 누구도, 어느 편도 믿지 않는 듯 합니다만 논쟁이 벌어지면 또 편이 갈라지고 의견이 다르면 적이 되고 맙니다. 그래도 우리 인간에겐 착한 일 많이 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가 있다는 것을 믿고, 믿고싶기 때문에 12월로 들어서면 산타를 기다립니다. 

 

먼 나라에서 사슴이 끄는 눈썰매를 타고 흰 눈이 내리는 하늘을 휙휙 가로질러 오시리라 믿습니다. 올 해 어떤 것도 해주지 않고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산타를 기다릴 겁니다.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며 내년 한 해도 착하게 살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산타할아버지가 상을 가져오시리라 믿는 희망이 있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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