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울산 근대화의 정신 삼일회관 보존운동 시민단체 나서
북정동우체국도 헐릴 위기에 처해,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영향
 
문모근 기자 기사입력  2019/09/27 [16:03]
▲ 삼일회관 전경     ©UWNEWS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울산의 항일·계몽운동의 상징인 울산 ‘삼일회관’. 올해로 건립된 지 100년이 되는 이 삼일회관이 도심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보존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울산 중구 성마을길(북정동) 삼일회관. 2021년 12월 개관 예정으로 건립공사가 진행 중인 울산시립미술관 부지 북쪽에 접해 있는 삼일회관은 입구가 잡목과 넝쿨에 덮여 있다. 정문 오른쪽 시멘트 기둥에 걸려 있는 ‘三一會館’이라는 희미한 문패가 없었다면 폐건물로 오인할 정도다.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마당과 건물 1층에는 폐자전거 수백 대가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수리를 위해 보관 중인 자전거다. 

 

삼일회관은 1042m²의 터에 지상 2층 규모. 3·1운동 직전인 1918년 울산의 청년들이 활동할 공간으로 착공돼 이듬해인 1919년 5월 완공됐다.

 

1920년부터 울산에서 항일운동단체인 청년회가 면별로 구성되면서 이곳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외국으로 유학 간 자녀들이 방학 때 귀국보고회를 열며 계몽운동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항일의식을 고취시키는 야학이 열렸고, 1930년대에는 유치원도 개설됐다. 

 

6·25전쟁으로 울산초등학교가 23육군병원 분실로 지정되면서 학생들이 이 건물에서 공부하기도 했으며, 울산의 극작가 1호인 고(故) 김태근 씨가 연출한 ‘혁명가의 후예’도 이곳에서 막을 올렸다. 

 

1971년에는 건물 훼손이 심해 당시 울산읍장이던 고기업 씨가 성금을 내놓고 시민들이 시멘트와 모래 등을 기부해 대대적인 보수를 거쳤다. 당시까지 ‘청년회관’이었던 건물도 이때부터 ‘삼일회관’으로 불리게 됐다. 울산 구도심의 중심인 동헌 일대의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사업구역 내에 있는 건물 두 곳에 대한 보존의 목소리가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북정동우체국’은 동헌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울산의 우정사업은 1897년 대한제국이 칙령으로 임시우체규칙을 공포하면서 이듬해인 1898년부터 울산 동헌의 부속건물인 형리청(刑吏廳)에서 우편업무가 시작됐다. 120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지속해온 공공기관이다. 

 

이처럼 근현대 역사성을 지닌 건물들에 대한 보존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울산 중구청이 중구 교동 190-4번지 일원 약 33만㎡에 대규모 공동주택단지 건립을 위한 중구 B-0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설립인가를 내준 이후다. 

 

삼일회관 부지는 도로 개설 예정지에 포함됐고, 북정동우체국은 동헌부지에 편입돼 광장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 근현대사의 산실이라 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두 건물이 한꺼번에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보존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삼일회관은 100년전 건립된 이후 줄곧 계몽운동을 담당했고, 북정우체국은 120년 동안 우정업무를 지속해 온 공공기관이다. 

 

울산 근현대사의 문화유산으로써의 가치를 매기는 것에 인색할 수만은 없다. 보존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소실되거나 멸실돼 잊혀진 유산도 복원하는 마당에 현존하는 건물을 일부러 없애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향토문화연구회 등이 진행한 서명운동에 울산시민 2천여명이 참여했고 지난 10일에는 ‘(가칭)삼일회관 존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족돼 삼일회관 존치에 대한 기자회견도 가졌다.이처럼 울산 근현대 문화의 산실 역할을 했던 ‘삼일회관’이 중구 B-04지구 재개발사업 부지에 포함돼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기사입력: 2019/09/27 [16:03]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