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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과 수신제가(修身齊家)
 
UWNEWS 기사입력  2019/09/09 [17:17]
▲ 이창형  자유민주시민연대 상임대표/전 울산대 교수     ©UWNEWS

요즈음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얼핏 듣기로는 사자성어나 고사성어(故事成語)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는 않고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정치풍자성 신조어(新造語)이다. 

 

‘내로남불’은 ‘내가 하면 로맨스(romance)요, 남이 하면 불륜(不倫)’이라는 뜻으로,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관대하나 남에게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중성(二重星) 내지는 자기합리화(自己合理化)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사자성어로는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있다.

 

원래 이 말은 1996년 6월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신한국당 소속이었던  박희태 의원이 여소야대 정국에 따른 의원 영입을 비난하는 야당의 지적에  응수한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웃긴 이야기가 있다. 자기가 부동산을 사면 투자고, 남이 사면 투기다. 자기의 여자관계는 로맨스고, 남의 여자관계는 스캔들이다.” 한국 정치의 속살을 비꼬는 이 발언이 있은 후, ‘네로남불’은 아전인수(我田引水)식 네 탓 공방을 비난하는 단골문구로 사용되어 왔다. 

 

‘내로남불’과 ‘아시타비’를 잘 설명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시골에 사는 부부가 아들과 딸을 잘 키워 도시로 시집 장가를 보냈다. 하루는 부부가 딸네 집으로 다니러 갔다. 그런데 사위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장면을 본 부부는 ‘우리 딸이 시집을 참 잘 갔구나.’ 하고 너무나 기뻐하였다. 부부는 내친 김에 아들네 집에도 찾아갔다. 그런데 마침 아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부부는 못마땅해서 며느리를 불러놓고 “내가 어떻게 키운 아들인데 부엌일을 시키느냐?”고 화를 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습성이 있다. 자기는 절대로 변하지 않으면서 남들 보고는 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자기는 거짓말을 하면서 남들 보고는 정직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한다. 자기는 부정한 짓을 저지르면서 남들 보고는 깨끗하게 살라고 강조한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어미 게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엄마 게는 옆으로 걷는 아기 게에게 똑 바로 걸으라고 꾸짖는다. 그러나 아기 게는 자꾸만 옆으로 걷는다. 엄마 게가 화가 나서 자기처럼 똑바로 걸으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아기 게는 엄마를 따라 열심히 옆걸음을 칠뿐이다.」 

 

고대 정치철학자 공자(孔子)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덕목의 하나로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들었다. 바른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몸과 마음을 닦고 집안을 정돈한 연후에야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나라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없고,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많다. 정치인들이 나라를 위하여 일하지 않고 사익을 취하거나 개인의 영달을 꾀한다면 이는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꾼에 지나지 않는다.

 

올바른 정치인과 정치꾼을 잘 가려내어 한 나라의 정치를 바로 잡는 일은 오롯이 국민들이 해야 할 책임이자 의무이다. 지연, 학연, 혈연 등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바른 정치인을 뽑으려면 먼저 국민들이 높은 식견과 폭넓은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뿌리를 깊이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부정부패와 비리가 없는 나라, 누구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나라,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은  진실로 현명한 국민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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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9 [17:17]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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