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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 충남 마곡사
언제 찾아가도 반가운 곳 ‘마곡사’
 
문모근 기자 기사입력  2019/09/09 [16:40]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 마곡사범종각 © UWNEWS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깊은 가을을 재촉하는 가을장마와 태풍까지 보내고나니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을 생각하면서 차례상 차림보다 ‘연휴 때 뭐 하지?’가 먼저 떠오르고 달력을 보니 아뿔싸, 명절휴일이 얼마 되질 않는다. 

 

이 정도 가지고는 어디도 다녀올 수가 없기에 이왕 기행문을 쓰는 거 멀리 가보자는 생각으로 울산에서는 쉽게 찾아갈 수 없는 충청남도 공주의 ‘마곡사’를 한 번 들여다 본다.

 

지난 2018년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새로 등재된 7개의 산사 가운데 하나로 충남에서는 알아주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템플스테이를 통래 널리 알려진 요사채는 사극 드라마에서 종종 촬영지로 애용되는 건물이다. 건물의 앞 뒤를 돌면서 숨바꼭질을 하듯 양반집 도련님과 여염집 처자가 만나 밀회를 즐기거나 애틋한 눈길을 주고 받는 장면만 보아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절정감을 느끼는 시청자의 간장이 오그라드는 곳.

 

▲ 마곡사 현판   © UWNEWS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자연의 희한함을 추스릴 여유도 없이 경내를 돌다 보면 다가오는 것 없이 슬쩍 닿는 게 있다. 천년고찰 마곡사는 100여 개 사찰과 암자를 관할하는 충남불교대본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25교구 가운데 6교구 본사인 것이다.

 

마곡사는 물의 흐름과 산세가 산태극수태극(山太極水太極)이어서 난세에 전란이나 기근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十勝之地)의 하나이며 특히 왕벚꽃, 산수유, 자목련 등이 꽃을 피우는 봄이 가장 아름다워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는 이름을 얻었다.

 

 기록에 따르면 마곡사는 백제 무왕 41년(640)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고려 명종 때인 1172년 보조국사가 중수하고 범일대사가 재건하였다.

 

신라 보철화상 때 설법을 듣기 위해 계곡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형태가 삼밭의 삼대, 즉 마(麻)와 같다 해서 마곡사(麻谷寺)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도선국사가 다시 중수하고 각순대사가 보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세조가 이 절에 들려 ‘만세에 망하지 않을 땅(萬世不忘之地)’이라 평가하고 영산전(靈山殿) 현판을 사액한 일도 있었다.

 

마곡사가 위치한 공주 유구 지역은 정감록 등 각종 비결서(秘訣書)에 전해오는 ‘십승지지(十勝之地)’에 해당되는 곳으로 그만큼 명당이라는 얘기이며,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라고 하여 봄날 생기 움트는 나무와 봄꽃들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이다.

 

▲ 마곡사 오층석탑   © UWNEWS

 

마곡사에 아쉽게도 국보급 문화재는 없으나 5층 석탑(보물 제799호), 영산전(보물 제800호),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과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제1권(보물 제269호)과 제6권(보물 제270호)이 있으며 범종과 청동향로 등 지방문화재와 세조가 타고 왔다가 두고 갔다는 연(輦)이 있어 오랜 전통과 유서 깊은 절임을 말해준다.

 

또한 마곡사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시해사건 때 일본군 장교를 살해 후 숨어들어 승려로 지내기도 했던 곳으로 해방 후 찾아와 심은 향나무가 지금도 자라고 있어 자주독립 정신의 표상이 되고 있는 곳이다. 

 

불화(佛畵)를 그리는 화승(畵僧)들이 많이 활동하여 오늘날까지 화승들을 추모하는 다례제를 지내는 화소사찰(畵所寺刹)이다.

 

▲ 마곡사대웅보전     © UWNEWS

 

마곡사의 중심 법당인 대광보전(보물 제802호)은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이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며 모셔져 있는데 부석사 무량수전의 아미타불과 같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미타불은 서방극락세계의 주인으로 서쪽에 앉아계신다지만 비로자나불을 왜 서쪽에 앉혔는지는 알 수 없어 궁금하다.

 

대광보전 뒤에 솟아오른 2층 지붕은 대웅보전(보물 제801호)인데 안에는 석가모니와 서쪽에 아미타, 동쪽에 약사여래를 모셨는데 약사여래불이 약합을 들지 않고 아미타여래와 같은 수인을 하고 있다.

 

마곡사의 중심 영역 서쪽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머물다 간 백범당(白凡堂)이 있으며 그 옆으로는 1946년 이곳을 다시 찾은 김구 선생이 심은 향나무가 잘 자라고 있다. 

 

마곡사 개울가에는 김구 선생이 삭발했던 삭발 바위가 있어 또 다른 명소가 되었다.

 

이렇듯 마곡사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에 돌아 나오는 길에 해탈문과 사천왕문 옆 영산전을 찾아본다. 영산전(보물 제800호)은 이 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세조가 김시습을 만나러 찾아왔다가 못 만나자 현판 글씨를 써주었다.

 

어느 절, 어느 암자를 막론하고 자연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의 한 귀틍이에서 풍경소리의 은은함과 법당에서 스며나오는 향냄새를 맡으면 세상의 어지러움이 조금 가시는 것 같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거칠게, 숨가쁘게 살다가 슬쩍 한 발 내밀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접한 천년사찰에서 한 때를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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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9 [16:40]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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