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특집
기획취재
[기획] 삼복(三伏)무더위 특별기획.1 - 복날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복날은 더위에 지는 날이 아니라 더위를 꺾는 날
기사입력: 2019/07/05 [11:54]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문모근 기자

시대변화에 따라 보신탕 문화 차츰 변하고 있어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날씨가 꽤 무더워졌다. 더운 날씨에 지치다 보면 몸의 원기를 보충해 줄 보양식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우리 조상들은 여름철 가장 더운 때에 ‘복날’이라는 절기를 세 번 정해서(삼복), 특히 이 날 몸보신 요리를 즐겨먹곤 했다. 2019년에는 7월 12일, 7월 22일, 8월 11일이 삼복이다.

 

그런데! 복날은 왜 ‘복날’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이번 기획에서는 복날의 유래, 복날의 어원에 대해 소개한다.

 

삼복(三伏)이란 7월 중순~8월 중순 사이에 들어가는 절기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가리킨다.

삼복이 24절기 중 하나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사실 삼복은 24절기가 아니라 24절기를 기준으로 정하는 속절이다.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입추 후 첫 번째 경일이 말복이고, 이 ‘경일(庚日)’이라는 것은 날의 간지 앞부분에 들어가는 십간 중 ‘경(庚)’자가 들어가는 날이다.

 

십간은 10일 간격으로 같은 글자가 나오는 것이므로 초복과 중복은 10일 간격으로 온다. 말복은 입추 뒤에 와야 하기 때문에 10일 뒤 바로 다음 경일(10일 뒤)에 올 수도 있고 그 다음 경일(20일 뒤)에 올 수도 있다. 대체로 소서(양력 7월 7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사이에 삼복이 들게 된다.

 

‘복날’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사마천이 쓴 중국의 《사기(史記)》에서 찾아볼 수 있다.

“기원전 679년 진덕공 2년, 삼복날에 제사를 지냈는데 성내 사대문에서 개를 잡아 충재(蟲災: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막았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세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복날(삼복)’은 중국에서 유래한 속절이며,

 둘째, 중국 진나라 때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고,

 셋째, 삼복날에 보양식을 챙겨먹는 풍습이 이때부터 존재했다는 것이다.

 

‘복(伏)’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해석은 다음의 두 가지다.

 1. 한자를 풀어 해석하면, 사람(人)이 개(犬)를 잡아먹는 날이라는 뜻이다.

 2. 엎드릴 복(伏)의 의미를 풀어 해석하자면, 사람이 더위에 지쳐 개처럼 엎드리게 된다는 의미로, 매우 더운 날이라는 뜻이다.

 

모두 그럴듯한 해석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경일’을 잘 기억해보자. 삼복을 왜 하필 모두 ‘경일(庚日)’로 정했을까?

이에 대한 해석은 중국 후한의 유희가 지은 사서 《석명(釋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경(庚)은 속성상 오행으로 볼 때 금(金)을 의미하고, 계절로는 가을을 상징한다고 한다.

즉,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여름의 뜨거운 더위(火氣)에 굴복한다는 뜻에서 세 번의 경일에 엎드릴 복(伏) 자를 썼다는 설명이다.

 

이 해석은 2번의 해석보다 조금 더 '경일'의 의미를 설명해주면서, 의미는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복(伏) 대한 또 다른 설명이 있다. 바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朝鮮常識)》의 해석이다. 이 책에서는 ‘복(伏)’이 ‘서기제복(暑氣制伏)’의 줄임말이라고 설명한다. ‘서기’란 여름의 더운 기운, ‘제복’은 복을 꺾는다는 의미다. 즉, 복날은 더위에 굴복하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더위를 꺾는 날이라는 해석인 것이다.

 

‘경일’에 초점을 맞춰 해석해보자면, 가을의 서늘한 기운(金氣)이 드러나는 경일(庚日)에 더위(火氣)가 한 풀 꺾이고 몸이 어느정도 회복되는 날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해석 모두 ‘경일’이 가지는 오행의 의미를 가지고 풀이한 것이 공통점이라면, 어떤 것이 이기고 어떤 것이 지느냐에 대한 해석은 정반대라고 볼 수 있겠다.

 

“복날의 어원은 이거다!” 라고 확실하게 나온 것은 사실 없다. 다만 여러 사람들의 풀이가 있을 뿐이다.

이제 곧 여름 장마가 끝나면 아주 무더운 더위가 시작된다. 조상들이 생각했던 삼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도 더위를 시원씩씩하게 이겨내보면 어떨까? 든든한 보양식도 챙겨먹으면서. 

<다음호에는 복날에 먹을만한 음식을 소개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