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석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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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비극
 
UWNEWS 기사입력  2019/04/01 [19:31]
▲ 한석근 前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처음 지구상의 종말이 찾아온 것은 약 20억 년전 운석과의 충돌이었다.

거대한 운석이 갈음할 수 없는 속도로 지구로 다가와 부딛친 곳이 지금의 멕시코 만이라고 한다. 그 충돌로 인해 일어난 흙과 먼지는 60여일 간 태양을 가려 암흑세계로 변하여 지구는 얼음덩어리로 변한채 빙하기로 접어들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멸종에 이르렀다. 살아남은 것은 바다속 생물과 땅속에 숨은 파충류 일부 뿐이였다.

 

운석이 지구에 떨어질 때 발생한 빛과 굉음은 상상을 초월했고, 부디친 지구의 표면(홀)은 세계2차대전 때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척한 원자탄의 수 억배에 달하며, 부디 친 곳(구덩이)은 멕시코만 깊은 해저에 위치한 곳을 지금의 과학 탐험가들이 찾아냈었다. 깊은 해저에서도 충돌 했던 구덩이 깊이는 다시 해저 아래로 수천 미터 깊이로 가라 앉아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다만 그 때의 일을 밝혀내었다 해도 범인으로써는 상상해볼 따름이다.

 

지구의 멸망은 초래한 빙하기에서 겨우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지금까지 진화를 거듭하며 수십만년동안 종이 번식해가고 있다. 몇일 전 지구상의 대초원지대인 생명체의 고향인 아프리카 적도 위에 솟은 해발 고도 5895m ‘킬리만자로(빛나는 산)’ , 또는 ‘하얀 산’ 이라고 하는 맨꼭대기의 만년설이 녹아 없어지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물과 생명의 근원인데, 이 산이 20여년 전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정상 바로 아래 마지막 산장인 ‘키보 산장’까지는 언제나 30cm 넘게 눈이 쌓여있었는데, 지금은 그 위까지 눈이 녹아 없어졌다. 산을 오를 때면 무릎까지 차인 눈이 지금은 엷은 살얼음만 밟힐 뿐 빙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탄자니아 고원에 살던 사람들은 눈비가 내리지 않아서 밀과 콩은 쭉정이만 남았을 뿐, 아무 것도 먹을게 없다. 살아남기 위해 모두 다른 곳으로 떠나고 덩그렇게 메마른 산남 남았다. 이대로 라면 멀지 않아서 지구의 온난화로 종말이 다시 올 것이 아닌가 싶어 두려움이 앞선다. 이미 농사를 포기한 원주민들이 떠났고, 세링게티도 우기와 건기가 혼란스럽게 변화무상하여 초식동물을 찾아서 육식동물도 대이동을 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탄자니아의 산소 배출량이 0%대에 달하고 있으니 이 재앙은 모두 인간이 저지른 환경오염 때문이다. 만년설이 사라지자 메마른 커피농장은 이웃 마을끼리 물을 확보하려고 칼부림까지 일어나는 난투극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절박함은 초원에서 살아가는 짐승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건기가 시작되는 6~7월 무렵 세링게티 초원의 누(영양의 한 종류) 떼들은 물 냄새를 따라 800km 넘게 이동한다. 앞서가는 누떼를 따라 얼룩말, 가젤, 들소들도 함께 나선다. 무려 200만 마리에 이르는 초식동물의 대이동 펼쳐진다. 하지만 근래들어 건기와 우기가 뒤바뀌어 초식동물들은 갈 길을 잃고 대 혼란에 빠지고 있다.

 

풀을 뜯어으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갑자기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지나온 뒤 쪽에 다시 풀이 돋으니 누 떼들은 갈피를 못잡고 대혼란에 빠지며 뒤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수백만년 동안 비슷한 경로로 이동했던 생태계에 큰 문제가 일어나게 되었다.

 

생태계는 꾸준히 지속된다. 누떼가 이동하는 길속에서 기다렸다 사냥하던 사자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분명히 누떼의 이동하는 기미를 느꼈는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15km 영역 안에서 서서히 움직이면 먹이를 사냥할 수 있었는데,지금은 240km씩 이동해야 하는 급변한 상황이 돼버렸다.

 

막막한 대초원에는 동물들이 은신할 곳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이따금 짚과, 랜드로바 차를 타고 동물을 촬영하러 오는 차 아래까지 찾아온 사자가 더위를 피하기도 한다. 이제 킬리만자로(Kilimanjaro)에는 만년설을 볼 수가 없다. 그동안 기후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급격한 환경오염으로 병든 자연은 회복능력을 상실 했다. 이 지역을 찾아온 관광객과 원주민, 연구진이 버리고 간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나비현상이 급격히 도토되고 있다. 자연의 예기치못한 변화는 약한 자들에게 더운 절박하다. 재해에 대응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빙하기는 자연적인 재해라면 21세기의 온난화는 인위적인 재해이므로 더운 멸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모든 동식물 생명체의 근원지 아프리카 대초원 적도에 위치한 킬리만자로의 비극이 더욱 두려워 지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마음이 우울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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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01 [19:31]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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