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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형
입학(入學)과 졸업(卒業)
기사입력: 2019/04/01 [15:0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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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형 사회복지법인 경영인/전 울산대 교수     ©UWNEWS

입학과 졸업 시즌이 돌아왔다. 학교마다 졸업생을 배출하고 신입생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인간은 태어나서 유년기부터 청년기까지 수도 없이 많은 단계의 졸업과 입학을 경험한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입대, 입사, 연수 등 쉴 새 없이 입학과 졸업을 반복하면서 성장한다. 더욱이 최근에는 고령화와 평생교육의 개념이 일반화되면서 노년기(老年期)에도 입학과 졸업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많은 입학과 졸업 가운데 가장 의미가 있는 입학과 졸업을 들라고 하면 주저 없이 유치원 졸업과 초등학교 입학을 말하고 싶다. 유아기를 끝내고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초등학교 시절은 학령기(學齡期, 7~12세)라고도 하는데, 이 시기는 학령전기(學齡前期, 3~6세), 즉 유아기에 비해 신체적인 성장은 주춤해지지만, 정신적인 면에서는 이전 시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시기에는 인간의 근본인 자아(自我)가 성장하기 시작하고, 도덕성(道德性)이 점차 발달하게 된다. 사물을 분류하고, 서열화시키는 인지(認知) 능력도 완전히 획득하게 된다. 아울러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며, 주어진 상황과 사건에 대해 융통성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산술(算術)과 연산(演算)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언어능력도 크게 향상된다. 이처럼 초등학교 때 학습을 통해 배우는 지식과 경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특히 학령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생 과업(課業)은 근면성(勤勉性)을 기르는 일이다. 이 시기에 근면성이 발달하지 않아 주어진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평생 열등감(劣等感)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반면 이 시기에 근면성을 획득한 아이는 나중에 커서 사회인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이고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감(自信感)과 리더십(leadership)을 갖게 된다. 초등학교 시설에 꼭 근면성을 길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 송(宋)나라의 유학자 주자(朱子, 1123~1200년) 선생이 쓴 문집에 “少年易老學難成, 一寸光陰不可輕 (소년이노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이라는 말이 있다. “소년은 늙기 쉬우나 배움은 이루기 어려우니,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경구(驚句)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지식을 배우고 도덕성을 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강조한 글이 아닐 수 없다. 요즘도 초등학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자아(自我)가 미완성 단계이고, 가치관도 제대로 확립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교육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떤 스승으로부터 어떠한 교육을 받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초등학생의 두뇌와 심성은 마치 백지(白紙)와도 같아서 모든 지식과 경험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시기에 교육자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지식이나 그릇된 가치관을 주입(注入)시킨다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는 자명하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시기에 도덕심과 공중질서를 가르치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성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성교육은 학교 교육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부모들이 앞장서서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자식이 잘못된 생각이나 그릇된 행동을 했을 때는 엄중하게 꾸짖어야 한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사회공동체가 요구하는 의무를 다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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