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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근
봄을 좋아하는 여성
왜 여성은 봄을 좋아할까?
기사입력: 2019/04/01 [14:5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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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근 前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예부터 “봄은 여성의 계절이고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라 했다. 

여성은 봄이 되면 공연히 마음이 들뜨고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에 이끌린다는 내용을 책에서 읽은 기억이 새롭다. 봄이 되면 마음이 싱숭생숭해 져서 밖으로 나가지 못해 안달을 피우던 누나들의 행동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뿐이던가? 어머니의 젊은 시절 어린 내 손을 잡고 봄이 되면 뒷동산 양지바른 곳으로 ‘화전놀이’를 갔던 기억도 새삼스럽다. 철부지였기에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산 숲에 지천으로 핀 참꽃(진달래)을 따오라면 꽃이 만개한 가지를 한 아름 꺾어오면 칭찬을 받기보다는 꾸중을 들었다. “이렇게 꽃을 꺾어오면 어쩌는가, 꽃만 따 와야지 내년에 또 꽃이 피지” 하며 눈을 흘기시던 생각도 난다. 또 다른 아이들이 주워온 마른 솔가지를 돌은 고인 화덕에 불을 지피고 솥뚜껑을 뒤집어 꽃전과 다른 전을 부쳐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들이 먼 산울림 같이 아득하게 다가온다.

 

예나 지금이나 시대는 바뀌어도 인간의 감성은 변하지 않는가 보다. 위로 누나들이 셋인데 화사하게 벚꽃 피는 엔딩 때면 꽃구경 나가려고 안달을 냈다. 그럴 때면 으레 사뿐하게 차려입고 나서길 좋아하는 심리는 노소가 따로 있을까만 어머니는 지나치게 짧은 치마와 화려한 옷맵시에 혀를 차면서 잔소릴 했다. “저런 계집아이가 간에 바람이 들었나?  옷맵시가 그렇게 ‘야해서. 쯧쯧” 하고 혀를 차곤 했다.

 

봄이 되면 남성보다 여성이 봄에 대한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남성보다 눈동자가 더 큰 여성은 빛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으며, 색에 때한 구분도 잘하므로 뇌 호르몬이 생성된다. 그로 인해 기분도 들뜨고 의욕도 넘치게 되어 밖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범죄는 줄어들고 동정심이 발동해 기부는 늘어난다. 즉 색깔 유전자 진화란 여성이 영향을 더 빛이 눈으로 들어오면 전전두엽과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이 빛을 느끼는 세포를 자극한다. 뇌하수체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과 옥시토신 등 다양한 종류의 호르몬들을 생성하게 되며, 이 호르몬들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어서 기분을 싱숭생숭 만들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의욕을 넘치게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색깔을 구분하는 시력유전자가 X선 염색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남성에게 색맹이 더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남녀 대비 100명 중 남성은 8명 여성은 1명에 그친다고 한다.  이는 전문가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진화심리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먼 옛날 원시시대 때부터 남성은 사냥을 하고 여성은 열매를 따는 담당해 삶을 꾸려왔다. 봄에 꽃이 피고 지고 나면 바로 열매가 맺히기 때문에 여성에게 꽃은 아주 소중한 것이었다. 그 때부터 여성은 꽃과 열매의 색깔, 향기, 맛, 감촉 등을 잘 느낄 수 있도록 감각이 진화되어 왔다. 과일을 채집하려면 형형색색의 꽃이 어디에 피고 있는지 알아야 했다. 그래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큰 눈 크기와 예민한 색깔, 시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심리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여성들이 진화론적으로 꽃을 좋아한다는 주장이 맞는지 검증하기도 했다. 세 그룹의 여성들에게 세 종류의 꽃과 과일과 향초를 선물로 보냈다. 그러고는 받는 여성 집단마다 표정을 사진 찍었다.  그 결과 꽃을 받은 집단은 100% 환하게 웃고, 과일은 90%, 향초는 77%로 미소를 띠었다. 그래서 봄이 오면 형형색색 꽃의 아름다움에 여성들이 더 남성보다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몇 해 전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 빛이 삶의 도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를 했다. 즉, 밤에 범죄가 더 일어나는 것을 나를 알아보는 느낌(밝음)이 줄어드는 익명성(匿名性:누군가 드러나지 않는 특성; 어둠)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둠은 밝음보다 훨씬 더 비도덕적 행위를 부추기고 정직하게 행동할 수 없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밝은 곳에서 자기조절을 잘하게 되고 자기 인식을 높아지게 한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 즉, 봄이 되면 범죄가 줄어들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기분을 갖게 한다.

 

미국의 사상가이며 시인인 에머슨은 ‘예배(worship)’이란 책에서 “밤에 최고의 경찰은 램 빛이며, 빛을 통해 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만큼 빛과 어둠이 우리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성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고 보니 어쩌다 외출에서 밤늦게 들어오는 집사람은 집에 불이 훤히 켜져 있지 않고 어두컴컴하면 “왜 어둡게 있느냐?”고 질책이 대단하다.

 

봄, 봄을 만끽하기 위해 야외를 나가고 싶어 하는 ‘봄을 좋아하는 여성’을 이제는 더욱 이해해야 할 것 같다. 나 또한 꽃피는 봄이면 주변에 불우한 이웃이 없는지 한 번 살펴보며 즐거운 노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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