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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엄마가 되니 강해졌어요!!!
기사입력: 2019/03/01 [12:4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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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미 평화밥상안내자/채식평화연대 공동대표     ©UWNEWS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이 있지요. 이 말은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엄마라는 역할로서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더 강조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얼마 전에 대한민국의 수많은 엄마들이 몰입한 드라마로 <스카이캐슬>이 있었지요. 평소에 텔레비전을 보지 않아서 어느 날부터 소문을 듣다가 우연한 기회에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엄마의 왜곡된 교육열과 입시중심의 경쟁교육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였지요. 참 씁쓸했습니다. 엄마가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엄마와 아이의 삶뿐 아니라 사회가 바뀔 수 있습니다.

 

엄마로서 나는 얼마나 강해졌을까? 강해진 힘을 어떻게 써 왔을까?

 

 잘 하는 것이라고는 없고, 부끄럼 많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던 한 여성이 엄마가 되면서 점점 강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에서 뛰어놀면 좋을 것 같아서 뜻이 맞는 생활협동조합 엄마들과 숲속아파트에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고 산으로 들로 데리고 다니며 품앗이육아를 했었지요. 

 

아이가 혼자서 여행하면서 스스로 배울 수 있기를 바라며 어릴 적부터 보따리 싸서 먼 곳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귀농학교를 다니면서 네모난 콘크리트집과 아스팔트길보다는 흙집과 흙길에서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쓰러져가는 시골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한여름에는 좁고 낮은 집에서 찜통더위를 견디면서, 한겨울에는 북쪽 작은 창에 살얼음이 얼어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리라 믿었습니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형제자매처럼 어울려 지내기를 바라며 사계절 산내들을 누비고, 한솥밥을 나눠 먹었습니다. 여럿이 함께 힘을 모으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믿으며 시민단체 활동을 했습니다.  

 

엄마로서 더 힘이 세어진 것은 내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자연치유 공부로 채식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면서였습니다. 그것은 고대 과학자 아르키메데스가 한 말을 빌리자면 “유레카”였습니다. 아, 채식은 정말 세상에 아름다운 가치를 다 실현시킬 수 있는 멋진 답이었습니다. 세상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과 같이 살고 싶은 세상- 생명존중, 평등, 평화, 사랑, 건강, 지속가능, 아름다운 환경-을 채식으로 가꾸어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천국, 무릉도원, 유토피아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도 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향기로운 꽃, 아름드리 나무, 풀벌레 소리, 맑은 공기가 어우러지는 곳을 만들려면 내가 살기 위해서 매일 먹는 음식을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살생과 폭력이 없는 밥상 그것은 곧 평화의 시작이며,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고, 곡식 채소 과일 등 순 식물성 음식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엄마는 순식물성의 밥상만 차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잡식을 해 왔던 아이들에게 순식물성의 밥상만 차려주는 것이 폭력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그동안 주었던 육식의 밥상을 생각하면 처절한 아픔이 몰려왔습니다. 고기 한 접시는 평생 축사에서 갇혀 지내다 도살장에 끌려간 동물에게서 온 것임을, 생선 한 마리는 어느 날 그물이나 낚시에 걸려서 배가 갈라진 바다 동물에서 온 것임을, 달걀 한 알은 병아리로 태어날 생명을 훔쳐 온 것임을, 우유 한 잔은 평생을 강제 임신당하고서 새끼를 빼앗긴 소에게서 온 것임을, 꿀 한 숟가락은 벌이 어렵게 모은 양식을 빼앗아 온 것임을 알고서 내 아이의 입맛만을 위해서 내 손으로 다시 죽음의 밥상을 차릴 수는 없었습니다.

 

집 밖에서는 자신들이 먹고 싶은 것을 먹더라도 집에서만은 채식을 먹자고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채식도 생명을 죽이는 것이니 육식과 별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물성음식과 식물성음식을 내가 먹기까지 그 과정을 생각하면 마음의 무게가 다릅니다. 채식은 생명의 순환이지만, 육식은 생명의 단절입니다. 현미밥 한 공기, 상추 한 접시, 사과 한 알을 내가 먹기까지의 과정과 고기 한 접시, 생선 한 마리, 우유 한 잔, 달걀 한 알을 먹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무엇을 먹을 것인가’ 답이 나옵니다. 평화가 깃든 밥상에서 몸과 마음의 평화 그리고 세상의 평화가 비롯될 수 있습니다.   

 

수줍어서 대중 앞에서 말을 별로 하지 않던 사람이 점점 말이 많아지고 용감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세상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을 원하면서도 아직 채식의 가치를 너무나모르고 있으니까요. 가방에는 늘 채식자료지와 채식평화연대브로셔를 가져 다니며 버스에서 만난 사람, 길을 걷다가 만난 사람, 학부모, 아이 담임선생님, 택시기사님 등등 처음 만난 사람에게 채식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현미채식전도사’, ‘현미채식안내자’, ‘평화밥상안내자’라 칭하기도 합니다.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 “미친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여성으로서, 엄마로서 채식활동을 합니다. 언젠가는 채식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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