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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근
원화소복(遠禍召福)의 기해년(己亥年)을 맞으며
기사입력: 2019/01/18 [10:0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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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근 前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2019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 주가 지나간다. 하지만 60년만에 오는 황금돼지 해는 아직 음력으로 치면 한 달 가량 남았다.

 

 세계 대다수의 나라들이 서역을 중심으로 새해를 맞다보니 우리 역시 편승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무술년(戊戌年)이 저물던 지난 연말부터 ‘황금돼지 해’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어느 지방지의 저명한 칼럼니스트는 “인간이 살아가는 중에 ‘만족’ 이라는 것이 있다. 만족(滿足)의 한자의 뜻을 제시하며 부지런히 움직여서 삶을 채워야 만족할 것 같다.” 라고 했다. 

 

그러나 세상에 만족이란 것이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저마다 열심히 살며 생활속에서 만족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쉽게 ‘만족함’을 얻을 수 없다. 저마다 지향하는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이 흡족해지는 경우는 흔치않다. 그러므로 가득채워지는 만족함 보다는 조금 모자라도 흡족하게 생각하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만족함에 이른 것이 아닐런지. 그릇에 물이 가득 차면 넘친다. 팔, 구할 정도 찼을 때가 넘치는 경우보다 나은 것이 아닐까? 

 

황금돼지 해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은 오히려 우를 범할 수도 있으므로 주어진 분복대로 차분하게 한 해를 맞이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돼지는 여러 면에서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동물로 인간과의 아주 오래 전부터 함께해 왔다. 흔히들 돼지를 두고 ‘미련하다’ ‘게으르다’ ‘굼뜨다’ 는 말을 쓰나 그것은 우선 선입견으로 외모의 더럽고 뚱뚱한 모습에서 유래된 말이다. 돼지가 피부병과 병충해 예방으로 진흙을 뭍이고 흙탕물 속에서 뒹굴고 하는 행동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외형적인 모습이 지저분해 보이나 돼지만큼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동물도 많지 않다.

 

 우선 돼지는 재물과 복을 상징하는 짐승이다. 10간지 중 무(戊)와 기(己)는 황금색을 뜻하며, 다양한 상징성을 갖게 한다. 기원 전 이집트에서는 ‘위대한 어머니’ 로 여기며 오래도록 숭상해 왔다. 그것은 고대사회에서는 가장 다산을 상징하는 동물이 돼지였기 때문이다.

 

과거 켈트족에게는 ‘풍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대상이었다. 한족들도 돼지의 충직함과 저돌성을 닮으려하고, 동의민족 또한 돼지와 함께 해 온 역사가 5천년에 가깝다. 우리민족은 돼지의 위상을 중시하며, 조상의 제사음식과 각종 행사 때 제물로 썼다. 돼지는 재물의 상징성이 높고 다산하는 특성으로 소와 닭, 염소, 개 등을 가장 아끼는 가축으로 길러왔다. 임신기간이 짧고(4개월), 10여 마리의 새끼를 낳으니 왕성한 번식력으로 재물에 보탬이 되었다.

 

 흔히들 고사를 지낼 때면 돼지머리를 제상 가장자리에 올려놓고 절을하고 입에다 지폐를 끼우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다. 이런 의식은 길몽과 풍요, 횡재를 가져 오기를 바라는 오랜 전통의식이다. 또한 상해일(上亥日)에 배부른 돼지 모양의 복주머니를 만들어서 지니고 다녔다.

 

 고구려 본기 기록에 산상왕 12년(208년)에 “돼지 덕에 왕자를 낳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말은 제사에 쓸 돼지가 갑자기 도망쳤다가 관리가 뒤쫓아 어느 마을에 이르니 아름다운 처녀가 돼지를 잡아 넘겨줬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왕은 야심한 밤에 처녀를 찾아갔다. 해가 바뀐 다음 해 아들을 낳았다.

 

 서양에서 피그(Pygg)란 흙(점토)이 많았는데, 노란색 점토로 꽃병, 주전자, 접시를 만들어서 사용했다. 서양의 주부들은 동전을 병과 주전자에 넣고 모았다. 여기서 시작된 것이 피그(pig)란 돼지이름으로 고착된것이다. 18세기 초에 영국에서 처음으로 저금통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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