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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too), “사회의 뒷면을 고발한다!”
기사입력: 2019/01/17 [12:34]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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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지 기자

 

[울산여성신문 정예지 기자] 최근 쇼트트랙의 국가대표 선수 심석희의 성폭력 고발로 체육계의 어두운 그림자 실체가 사회에 드러나고 있다.

 

심석희의 주장에 의하면 조 전 코치가 심한 욕설과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폭행을 한 뒤 수차례 성폭행을 했으며, 만 17세 때부터 평창올림픽 개막 2개월 전까지 4년간 계속적으로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지난 올림픽 1500m 경기에서 넘어졌던 일 또한, 폭행 후유증인 뇌진탕 증세로 인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성폭력을 신고할 수 있는 '스포츠비리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직접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밝힌 심석희의 사례처럼 신고센터에 피해를 신고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허울뿐인 제도였음이 밝혀졌다. 이에 체육계의 선수들은 폭력 신고를 함으로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추가 피해가 있다는 예측만 할 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실제로 가해자의 38%가 가벼운 처벌로 다시 복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보복이 두려운 피해자들은 피해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현재 심석희의 피해에 대해 추가고소절차가 진행 되고 있으며, 체육계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에서는 심석희의 폭로를 계기로 그간 잠잠했던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운동이 다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투운동은 언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가장 먼저 미국에서 시작됐다. 

 

2017년 10월 5일, 미국 ‘뉴욕 타임스’가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인 와인스틴 컴퍼니의 하비 와인스틴이 수십 년에 걸쳐 성추행을 저질러왔다는 사실이 보도되었고, 이후 안젤리나 졸리 등 세계적인 유명 여배우들이 성추행을 당했던 과거를 털어 놓기 시작했다. 이때, 2017년 10월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미투운동이 시작돼 점차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이다. 

 

한국의 미투운동은 2016년 문화예술계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듯 했으나, 사람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지 못한 채 미미하게 마무리 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18년 1월 창원지검 통영지청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성추행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법조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지현 검사는 “주위에서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이야기를 해야만 너의 진실성에 무게를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서 용기를 얻어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다”며 “성폭력 피해자가 겪는 자책감,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는 말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기도 했다.

 

또한, 서지현 검사에 이어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검사가 과거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기도 했다.이후 정치계에서도 미투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인 김지은 씨는 안 지사의 수행 비서를 맡은 지난해 6월 말부터 8개월 동안 4차례의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지은 씨는 그간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미투’운동이 벌어진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이어지자 검찰에 고소하고 언론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미투운동이 확산되며 문화, 예술계에도 불이 번지기 시작했다. 연극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극작가 오태석, 배우 조민기, 배우 조재현, 배우 오달수, 배우 남궁연, 배우 한재영 등이 가해자로 지목되며 성폭력 피해 폭로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기도 했다.

 

미투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2009년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장자연 사건이 재조명되었다. 장자연은 처절한 현실 속에서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유서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려고 했다.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하여 폭력과 성폭행을 가한 31명의 가해자 명단이 적혀있지만,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고인의 유서를 세상에 알린 매니저는 진실을 묻기에만 급급하였고, 피해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며 미투운동의 확산을 계기로 재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체육계의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의 폭로에 이어,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이 고등학교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신유용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던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코치의 성폭행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대한유도회는 14일 “해당 코치를 영구제명 및 삭단(유도 단급 삭제)하는 중징계 안건을 19일 이사회에서 처리하겠다”며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자에게 조처를 내리고 관련 규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체육계의 미투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투운동 자체의 시작은 ‘권력’, ‘힘’ 등에 의해 억압된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발하는 데에 있다. 여성의 사례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여성’의 인권 보장을 위해서라는 것은 SNS를 통한 미투운동 전파에 따른 ‘여성 피해자’의 프레임화, 그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물타기로 인해 생긴 오해이다. 

 

누리꾼들은 미투운동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며,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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