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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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존으로 가다 (4)
 
UWNEWS 기사입력  2018/12/21 [11:10]
▲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진보정치는 미래를 꿈꿔야 한다. 현실의 모순을 뚫고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 정치를 동력으로 삼아 현실을 혁파하고 새로운 미래를 활짝 열어 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정부는 민족적 과제인 통일을 국정 목표로 정하고 이를 동력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동력이 시원찮아 보인다. 도보다리 회담에 우리는 감동했다. 성조기와 인공기가 교차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꼈다. 그러나 찰나적이었다. 문대통령이 운전하는 통일 자동차는 자갈길을 덜컹거리며 이리저리 웅덩이를 피해가지만, 뒤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은 노래 부르고 경치를 구경하면서 갈 길을 제멋대로 정하고 있을 뿐이다.

 

김정은 위원장을 열악한 경제를 재건해서 부국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경제적 손익을 계산하고 있다. 북한을 고립과 폐쇄의 사회에서 개혁개방의 길로 인도해내는 것이 중요한 과업인데, 맘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현 정부의 통일 정책이 불안한 것은 비단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정부의 통일 정책이 어떤 목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우리의 가치를 담아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통일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설득의 논리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문은 자동문이 아니다. 분단의 역사는 반드시 극복돼야 할 7천만 민족의 과업이다. 하지만 어떤 통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통일을 왜 해야 하는지 당위성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대답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개인의 이상적 철학만으론 안 된다. 작은 힘이지만 국민 모두의 역량을 결집될 수 있는 국민적 철학이 필요하다.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해가 일치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살면 안 될까? 북한 없이도 잘 사는데 굳이 통일을 해야 하는가?’ 라고 의문하는 국민도 있다. 현실을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적어도 분단의 역사 70년이 ‘비정상적 역사’라는 점에는 공감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역사적 당위로만 설득되지 않는다면, 경제적 논리로 무장한 통일론도 제시하고 전파해야 한다. ‘통일은 대박’이라고 했던 전직대통령의 이야기만으로 환호했던 국민감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록 잠깐 지나가고 말았지만, 경제적 통일론이 호응을 얻은 것은 사실이다. 현 정부의 자기반성, 자기비판,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통일 철학이 때문에 지금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캄캄하고 풍랑이 심한 밤바다 같은 한반도의 앞길에 촛불 같은 작은 불빛을 찾는 통일 철학의 사유가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통일 문제는 기본적으로 우리민족의 문제다. 그러나 분단이 국제 정치적 상황에서 발생했고 국제정치의 변화에 따라 움직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통일은 국제 정치적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야 한다. 때문에 남·북한이 서로 뭉치는 힘이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중국은 북한을 기본적으로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종선선언을 미군 철수의 근거로 삼는다면, 괘씸해서라도 통일을 반대 할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은 자국의 이익득실을 계산하면서 달려들 것이다. 어떤 논리로 남북이 한 마음을 품고, 주변 국가들을 설득할 것인가?

 

상상하고 꿈꿔야 한다. 남·북의 적대 관계가 청산되면, 부산에서 떠난 기차가 경의선을 타고 신의주를 거쳐 TCR(중국횡단철도)로 중국과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여 유럽에 도달하게 된다. 목포에서 떠난 열차가 원산을 거쳐 함흥, 청진으로 올라가 TSR(시베리아횡당열차)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게 된다.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새로운 물류체계가 작동하고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 새로운 삶의 무대와 그 무대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자신이 꿈꾸는 나라에 대해 묘사한다. 그 나라는 자유를 기본가치로 한 자주 독립 국가를 세워 무력에 의한 정복과 경제력을 통한 지배가 아니라, 사랑과 평화의 문화로 하나 된, 문화가 근원이 되는 아름다운 국가를 소망했다.

 

평화로운 미래는 가만히 앉아 기다림으로 오지 않는다. 평화통일이 가져다 줄 편익이 통일 비용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계속 전파해야 한다. 각 개인들에게 통일의 철학을 뿌리고, 평화를 꿈꾸도록 격려해야 한다. 7천만이 손에 손잡고 우리 스스로 통일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 어느 나라도 우리의 통일을 챙겨 주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매력적이고 역동적인 나라 새로운 세계문화를 만들어낼 통일 코리아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먼저 꿈꾸고 상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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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1 [11:10]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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