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용준의 한자풀이
疲 困 (피 곤)(2)
기사입력: 2018/12/13 [10:50]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UWNEWS
▲ 오용준 현대해상 해강대표/ 전 서라벌대 자동차학과 겸임교수     ©UWNEWS

困(곤)자를 들여다보면 나무가 사방에 무엇인가의 장애물에 둘러싸여 어려운 모양새를 하고 있다.

 

周易(주역)의 47번째 卦(괘)가 澤水(택수) 困(곤)이다. 실개천에서 시냇물이 되고 하천을 이루어 흘러가는 물이 더 흘러 바다에도 나아가지 못하고 큰 못(澤: 못 택)에 갇힌像(모양 상)이 택수 困(곤)이다.

 

강으로 흐르고 흘러 그 넓은 바다로 나가야 되는데 흘러가다 못 속에 갇혀 언제 빠져나갈지 기약이 없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못에 갇혀 있던 시기에 논밭에 용수가 되어 많은 곡식 자라게 할 수도 있고, 상수도 물이 되어 사람이나 동물에게 필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困(곤)이라는 글자를 보면 물(水)이 갇혀있는 像(상)이 아니라 나무(木)가 갇혀 있는 상이다. 그런데 갑골문에서 困자의 표현을 초기에는 나무 木 대신 물 水자를 쓰다 나무 木으로 바뀐 모양이다.(서라벌 신문 2017년 11월 6일자 동국대 최경춘 교수 ‘困자의 갑골문 풀이’ 참조)

 

여기서 갑골문은 은나라(기원전 1650-1027) 시대 때 쓰인 글자이니 적어도 지금부터 3천 년 전의 이야기이다.

 

木은 음양오행에서 계절로 치면 봄(春)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이다. 그러니 정신적으론 꿈과 희망이 소생하는 절기이다. 困자는 나무가 사방의 장애물에 갇힌 상이라기보다는 꿈과 희망이 갇혀있는 형상이 아닐까. 그래서 文王도 괘사 (卦辭)에서 ‘困은 亨코 貞하니 大人이라야 吉코 无咎하니 有言이면 不信하리라’고 쓰고 있다.

 

정말 인생도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보면 그 때가 나를 크게 성숙시켰고 깊이 있는 나를 만들었음을 알게 된다. 물이 흐르다 못에 갇히듯 인생도 누구나 살다보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온다. 운명을, 주변을 탓하지 말자 (有言이면)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밝은 태양이 솟는 아침이 오리니 (不信하리라).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