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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근
생태도시 울산은 학의 고장
기사입력: 2018/11/13 [10:02]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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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석근 前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울산을 현재와 과거로 조명해 보면 매우 흥미로운 점이 많이 있다. 산업도시로 급성장한 울산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고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지금은 생태도시로 변모해 있다.

 

 그동안 열악했던 산업환경을 개선하려고 관민이 팔을 걷어붙여 쾌적한 환경을 내새울 수 있는 생태도시로 변모했다.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태화강 정화사업이었다. 부단한 노력 끝에 강물이 맑어지고 연어를 비롯한 각종 물고기들이 강하구에서 상류로 찾아들었다. 이에 시민들은 이수삼산의 옛풍광을 그리워하며 지극히 오염된 여천천도 깊이 바닥에 쌓인 퇴적물을 걷어내고 천변에 서식하는 창포와 부들을 비롯한 각종 수초와 나무를 심고 산책로 까지 만들었다.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 가지산 자락을 흘러 백리를 달려온 물줄기는 하류에 넓은 강을 만들었고, 강안에는 과거 홍수를 대비해 심었던 대나무가 울창하게 자랐다. 이 천혜의 자원을 활용해 십리로 뻗은 대밭을 정비해 새들과 물고기가 서식하도록 그 터전을 만들었다.

 

 강물이 맑아지고 환경이 개선되자 강과 대숲에서 사라졌던 연어가 회귀 했고 비둘기와 떼까마귀가 대숲에 찾아들어 잠자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달라진 환경에 입소문을 더해 태화강 대숲은 이제는 국내 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의 고장인 울산 임에도 오래전 사라진 학과 두루미 등은 아직 되돌아 오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울산 시민들은 ‘그린 울산포럼’ 을 2012년 10월 발족하여 수 년간 생태관광도시를 알리고 학에 대한 심포지움을 개최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학의 고장이란 울산은 언제 부터 학의 도시로 알려져 있을까가 궁금하다.

 

 학은 천연기념물 202호로서 장수, 다복, 지혜, 고결함을 상징하는 신성시 하는 동물이다. 이런 학이 울산에 번성했던 것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태화강과 동천강, 여천천이 있었기 때문에 물고기, 새우 등 다양한 먹이사슬이 풍부하였기 때문에 고래와 학이 최적의 서식지 였음을 엿볼 수 있다. 이와같은 생태적 서식지가 파괴되고 오염되면서 고래와 학은 오래전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렸다. 고래와 학이 울산 고을에 서식했음을 증명해 주는 것은 이미 자타가 알고 있듯, 반구대 암각화의 고래 그림과 집청정 앞의 학소대 그림, 내오산 바위의 학의 그림을 통해서 확연히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각 고을마다 그 지역의 형성된 설화가 있듯 울산에도 기록으로 남겨져 전해오는 설화가 있다. ‘개변천 신 설’이다. 신라 효공5년(901년)에 쌍학이 황금으로 된 신상을 물고 개변성신두산에 내려와서 울었다고 했다.

 

 신중동국여지승람(1530년) 울산군 편에 고려시대 김극기에 이렇게 기록을 남겼다. “세상에 전하기를 개변천신이 학을 타고 신두산에 내려와서 사람의 수명과 복록을 주관하였다 하여 학성이라 한다.”

 

 역시 고려 후기의 문인 이규보(1168~1241) 문집에는 개변천신의 영험성을 언급(신종5년:1202년)함에 동경(경주)에서 반란이 일어났고, 봉기를 평정하자 개변천신에 올린 제문 3편이 수록되어 있다. 고려 성종은 울산의 별호 학성을 지정하였고 (성종16년:997년) 울산에 행차하여 태화루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울산부선생안(조선후기)에는 울산부사를 역임한 사람들의 명단과 일학헌, 학성관 등을 증진한 기록도 남아있다.

 

 이 같이 울산은 학과 관련된 지명이 유별나게 많다. 개변천신의 설화지 신학성으로 불리며, 학성관(객사), 일학헌(객사), 반학헌(동헌:반학헌은 학성의 학과, 일학의 학이 더불어 함께 한다는 뜻), 가학루(동헌 현재의 정문) 등이 있고, 울산의 곳곳에는 학과 관련된 이름이 남아 있다. 반구대의 학소대, 장현동의 학심이 곧, 남목의 학남루, 중구의 학산, 학성공원, 큰산의 비학과 회탁 등이 있다.

 

 학은 두루미과에 속하는 섭금류(涉禽類)로 지구상에서 약 6백만년 전 공룡과 같은 시기부터 살아온 새로 매우 신성시해 오고 있다. 우는 소리가 뚜루두, 뚜루루 소리를 내어서 ‘두루미’란 순수 우리말 이름을 붙인 영특하고 천년을 사는 길조이다. 물고기, 양서류, 파충류, 곤충, 옥수수, 벼 등을 먹이로 하는 잡식성이다.

 

 이와같은 장수하는 새 학이 돌아오기를 고대하면서 그동안 20여년간 백성 김성수 스님은 통도사에서 선친께서 추시던 학춤을 익혀 울산에 정착한 뒤 ‘울산학춤’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20여년간 춤추고 있다. 수 많은 후배 양성도 하며 명실상부한 학(새) 박사 타이틀도 가졌다.

 

 더 늦기 전에 생태도시로 거듭나려면 하루 빨리 학이 돌아와 학의 고장으로 자리잡았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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