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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유산
기사입력: 2018/09/21 [16:4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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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18세기 초 두 사람의 청년이 꿈을 안고 영국에서 신대륙인 미국으로 이주했다. 두 청년의 이름은 ‘마르크 슐츠’와 ‘에드워드 조나단’ 이었다. 슐츠의 꿈은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어서 뉴욕에 술집을 차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일했다. 결국, 그의 소원대로 엄청난 돈을 벌어 당대에 큰 부자가 되었다. 그런 반면에 ‘조나단’ 이라는 청년은 내가 ‘신앙의 자유’를 찾아왔으니 신앙생활을 통하여 올바른 인간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 150년이 지나고 5대 자손들이 태어난 후 뉴욕시 교육위원회에서 이 두사람의 자손들을 추적해 조사해 보았다.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된 슐츠의 자손들은 5대를 내려가면서 1,062명으로 불어났으나, 교도소에서 5년 이상의 중형을 받은 자손, 창녀, 정신이상 알콜 중독자들이 이백여 명, 자기 이름도 쓸 줄 모르는 문맹자,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극빈자가 칠백여 명, 등이었다.

 

반면에 조나단은 유명한 프린스톤 대학을 설립하고 5대를 내려가면 1,400여 명의 자손을 퍼뜨리며, 예일대 총장을 비롯한 교수 교사, 군인,고급관리 문학가와 실업인 발명가 등이 530명이나 배출되었고, 부통령이 한 사람 상하원 주지사와 장로 등등 816명이나 되는 사회적인 인물을 배출했다. 여기에서 술집을 해서 돈 벌면 후손이 망하고, 목사가 되면 후손이 다 성공한다는 이야기로 오해하면 안된다. 직업으로 전락한 이 땅의 일부 성직자라 부르는 그들과, 18세기의 초대교회 그들과는 근본적으로 삶의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산중에 최고의 유산은 무엇일까? 부자들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유산을 남겨 주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겨주는 그 유산이 복 된 유산이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산을 남겨주는 일도 중요 하지만, 위의 교훈에서 믿음과 사랑, 평화와 정의, 올곧음, 이런 것들도 재산과 함께 가르치며 대대손손 내려가야 할 것이다.

 

행복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무나 돈 있으면 양반 되는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가진 인간 중에 싸가지(인격 없음) 들도 엄청 많다. 희망은 늘 우리에게서 도망가지만, 용기는 그때마다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를 상향시켜 주기도 한다. 우리의 삶을 적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안다면 하늘은 거기에 따르는 응답이 있을 것을 믿어야 할 것이다. ‘마리아 릴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 인생의 과업 중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시험이라고 했다.

 

지난날 밴쿠버의 ‘horse bay’를 여행 하던 중 자전거가 버거워할 정도로 무거운 배낭을 실은 중년의 어떤 부부가 바닷가 벤치에 두 대의 자전거를 나란히 세워두고 점심을 먹고 있는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등 뒤에서 내가 사진을 찍었다. 낌새를 느낀 부부가 뒤를 돌아보며 환한 미소로 ‘Hi’ 를 외쳤다. 오히려 들킨 내가 개면 쩍어 하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 이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더니, 그들도 함께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다. 이것도 세상을 향해 던져 주는 작은 ‘유산’으로, 뇌리에 깊이 그리고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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