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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가 문제
9만 8천 원 내고 39만원 받는게 문제
기사입력: 2018/09/06 [14:3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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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기자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기자] 시장경제는 왼쪽과 오른쪽의 날개로 발전해왔다. 어느 한쪽 정답이 있다면 뭐하러 ‘케인즈의 넥타이를 맸다 풀었다...’합니까? 그런데 최근의 국민연금 논란은 온갖 오해와 억측만 난무한다. 썩 복잡하지도 않은 문제인데, 펙트는 뒤로 숨고 주장만 요란하다. 

 

국민연금은 어차피 못 받을 돈이 아니다. 국민연금이 바닥나는 이유는 ‘너무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 때문이다. 그러니 국민연금은 ‘어차피 못 받을 돈’이 아니라, 사실은 ‘너무 많이 받는 돈’인 것이다. 그래서 곳간이 2057년쯤 바닥나게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1988년 전두환 정부 때 도입됐다. 당시 보험료율 3%, 소득대체율 70%로 설계됐다. 내 소득의 3%를 내고 노후에 내 평균 소득의 70%를 가져가는 구조이다(우선 가입시키고 보려고 일단 저질렀다) 아무리 몇 십 년 동안 적립한 뒤에 받는다 해도, 이렇게 많이 돌려줄 수는 없다.

 

그래서 몇 차례 고쳤다. 지금은 소득의 9%를 내고 내 평균 소득의 45% 정도 받는 구조이다. 그래도 턱없이 많이 받는다. 지금도 정확히 내가 낸 돈의 1.4~4.5배를 받는다. 게다가 물가인상도 반영된다. 지금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을 수령하는 국민은 370만명 정도 된다(2018년 5월 기준) 이분들은 평균 월 39만원 정도 받는다. “이걸로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이지?” 라는 용돈연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니 매월 연금보험료를 내기가 더 싫어진다. 그런 와중에 정부가 또 보험료를 올린다고 한다. 결국 국민연금을 차라리 폐지하자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이분들은 매월 평균 얼마쯤 연금보험료를 냈을까? 9만8천400원 정도를 냈다. 그러니 한달 10만원 내고 40만원 받는 구조다. 당연히 시간이 지나면 바닥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연금보험료를 낼때는 10만원이나(?) 내고, 받을 때는 고작 40만원 밖에(?) 못받는다”는 이상한 논리에 빠져있다. 게다가 납부 기간도 평균 12.6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령기간은 20년이 넘는다.(60세 한국남성의 기대여명은 22년) 진짜 남는 장사이다.

 

국민연금은 이렇게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받아가는 구조이다. 그래서 고쳐야한다. 참고로 소득이 많은 사람은 낸 돈의 1.4배를, 소득이 낮은 사람은 최대 4.5배까지 받아간다. 이렇게 소득분배 기능도 숨어있다. 그러니 소득이 낮을수록 더 열심히 가입하고 꼭 10년을 채워야한다. 그래야 노후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이것도 깊이 들어가면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최대 7년 이상 오래 살기 때문에 결국 또 고소득층이 더 받아간다)

 

‘국민연금’은 엉터리라고 말하는 분들이 자주 언급하는 게 ‘공무원연금’이다. 실제 평균 수령액이 국민연금은 월 39만 원 정도인데, 공무원 연금은 240만 원이나 된다. 이렇게 많이(?) 받는 공무원연금이 바닥날까봐 정부는 해마다 1~3조 원의 재정까지 투입한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은 일단 가입기간이 길다.

 

공무원 한번 하면 퇴직할 때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평균 가입기간이 33년이나 된다. 게다가 공무원 연금에는 퇴직금이 포함돼있다. 예전에는 대부분 퇴직금처럼 일시불로 타갔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가 워낙 오래 살다보니 (65세부터 받아도 남성은 평균 기대여명이 18년이나 된다) 다들 연금으로 받는다. 지금은 95%가 일시불이 아닌 연금을 선택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만약 적자가 나면 정부나 자치단체가 채우도록 지급보장이 돼 있다. 그런데 왜 국민연금은 안 해주나? 이 경우 정부 채무에 미래에 지급할 국민연금이 포함될 수 있다. 재정건전성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우리 국민 2,200만 명이 가입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정부가 모른 척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돈만 내고 연금 바닥나서 떼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누가 봐도 지나친 것이다.

 

실제 올해 국민연금 투자 수익률이 좋지 않다. 1% 밑까지 추락했다. 내리막길인 증시 등의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지난해에는 7% 넘게 수익을 냈다. 30년 평균 수익률이 5.9%나 된다. 매우 뛰어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나쁜 수준도 아니다. 참고로 그렇게 투자 잘한다는 캘퍼스(CalPERS/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도 20년 수익률이 6.1% 정도입니다.

그러니 국민연금 연체하면서 민간보험사의 개인연금 가입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이건 꼭 국가대표 잔디구장 20만원에 빌려주는데, 30만원 주고 그 옆에 사립대학교 축구장 빌리는 것과 같다. 우리 주변에 그런 사람 꼭 있다)

소득대체율이 45%라면 내가 연금을 납입한 시기에 평균 소득의 45%를 매월 연금으로 준다는 뜻이다. 만약 내가 월 100만원으로 시작해 퇴직할 때 월 200만원을 받았다면 평균 150만원의 45%인 67만 원 정도를 매월 받는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은 ‘40년 가입’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통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더 낮은 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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