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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참말로 사죄만 한다면 나는 편히 눈을 감고 갈 수 있겠다.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향년 101세 타계… 생존자 27명 “그곳에서라도 일본 사죄 받으시길” 정기수요시위 참가자들 입 모아
기사입력: 2018/08/06 [12:0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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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지 기자
▲ 수요시위 장소에 놓인 김복득 할머니 영정 7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터     © UWNEWS

 

 [울산여성신문 최수지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지난 7월 1일 새벽4시경 향년 10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故 김복득 할머니는 1939년 22세 되던 해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국, 필리핀 등에 끌려가 끔찍한 성노예 피해를 입었다. 이후 7년이 지난 1945년 해방이 되어서야 고향인 경남 통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는 손가락질 당했지만, 할머니는 생선을 팔아 모은 재산 대부분을 통영 여고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거나 위안부 문제를 위해 썼다. 통영에서 위안부 관련 기자회견이 열릴 때마다 가장 앞에 나섰으며 생전 “나는 돈도 필요 없다. 일본이 뉘우치고 사죄만 한다면 편히 눈감고 떠나겠다”며 “다음 생에는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남들처럼 알콩달콩 살아보고 싶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고향 통영으로 돌아온 지 50년이 지난 1994년부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강연회를 열었다. 2013년에는 위안부 증언록 ‘나를 잊지 마세요’를 펴내고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 정계와 교육계에 보낸 바 있다.

 

 故 김복득 할머니는 국내, 해외 증언집회, 수요시위, 피해자 인권캠프 등에도 참여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 2015년 말 일본과 ‘최종적ㆍ불가역적 해결’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맺은 위안부 한일 합의가 2011년 헌법재판소 결정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2016년 정대협이 주도한 손해배상 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화해·치유재단이 본인에게 지급한 1억원을 반환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생존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두 번째 고령자였던 故 김복득 할머니는 체력저하로 홀로 집에서 생활하기 어려워져 2013년 가을부터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4년여를 병원에서 생활해왔으며 최근 건강이 악화돼 투병하다 생을 마감했다.  

 

 할머니를 돌봤던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 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할머니는 수요시위와 나고야·오사카 증언집회, 국내외 인터뷰, 생존 피해자 발언 등 그 발걸음들로 수많은 역사를 쓰셨다”고 애도했다.

 

 故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한국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벌써 5명이다.  

 

 한편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찬)는 지난 7월 4일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서 ‘제1342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하고, 지난 1일 별세한 故김복득 피해자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사회를 맡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살아생전에 그렇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목 놓아 외쳤지만 여전히 해결이 안 됐다”며 “지긋지긋한 한을 푸시고 저 세상에는 평화롭게, 일본에게 사죄 받는 그런 모습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14일 제6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지난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피해를 공개 증언한 것을 기려, 지난 2012년부터 기림일로 정하고 세계 각국에서 기림일 행사를 벌인다. 울산에서는 울산여성신문(사장 원덕순)의 주최로 14일 위안부 피해자 헌정 공연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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