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피니언
이창형
착한 사회가 행복을 부른다
기사입력: 2018/07/13 [17:32]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UWNEWS
▲ 이창형 사회복지법인 경영인/전 울산대 교수     ©UWNEWS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DP)은 2만7633달러로 세계에서 29위를 차지하였다. 국토면적이 세계 109위에 불과한 작은 나라, 그것도 내세울 만한 변변한 자원도 없는 나라가 이 정도로 부유한 국가가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이 원조하는 구호물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형편없이 가난한 나라였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공식통계 기준으로 1953년에 67달러에 불과하였으나, 1960년대 이후 빠르게 증가하여 1977년에 1,000 달러, 1994년에 1만 달러, 2006년에 2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우리나라 경제가 이처럼 빠른 성장세를 거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경쟁심과 근면성이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515명/km²)는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 3위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토의 크기에 비해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 즉 먹고 살기가 그만큼 팍팍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생존 조건을 극복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경쟁이 필수이고, 이처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근면성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으리라.

 

  196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가난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게으름이 흉이 되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였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대신, 틈만 나면 음주와 가무를 즐기고 도박을 일삼았다. 덩달아 정치권은 권력투쟁에만 정신을 쏟았고, 그러다 보니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다. 당시 5.16 혁명은 어쩌면 시대적인 요청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혁명정부는 국민들에게 근면성을 일깨우고 경쟁심을 부추겼다. ‘근면, 자조, 협동’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가르쳤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1970년대에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유엔이 발표한 2018 행복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지난해보다 2단계 하락한 세계 156개국 중 57위에 그쳤다. 경제적으로 살기는 좋아졌는데 국민들의 행복감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도로에 고급 승용차들이 넘쳐나고, 집집마다 온갖 편리한 전자제품들이 비좁을 정도로 가득하다. 먹을 것이 넘쳐 성인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버려지는 생활 쓰레기는 처치 곤란이다. 어디 그뿐인가? 지나친 경쟁심으로 거짓과 선동이 난무하고, 편가르기와 적대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

       

  ‘행복지수’를 개발한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은 “행복이란 인생관/적응력/유연성 등 개인적 특성(Personal), 건강/돈/인간관계 등 생존조건(Existence), 야망/자존심/기대/유머 등 고차원 상태(Higher order) 등 3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들 3요소 중 생존조건(E)이 개인적 특성(P)보다 5배 더 중요하고, 고차원 상태(H)는 개인적 특성(P)보다 3배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건강과 물질적 풍요를 바탕으로 정신적 만족감을 더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첩경이라는 뜻이리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의 행복도 타인과의 조화로운 삶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여야 한다. 남을 시기하고 비방하기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착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무작정 경쟁을 기피하기보다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무임승차를 꿈꾸기보다는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여 끊임없이 공동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구약성경 시편 34절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생명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자들아. 악한 말이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 악에서 떠나 선한 일을 하며 평화를 추구하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경구(警句)라고 생각한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