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획/특집
기행
베트남, 그 신비의 땅(1)
기사입력: 2018/07/13 [15:58]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문모근 기자
▲ 다낭에서 유명한 오행산     © UWNEWS

 

 

  오랜 가뭄 끝에 들리는 천둥소리가 그렇게 반가운지 몰랐다. 하루 종일 무덥고 끈끈하게 달라붙던 습기가 천둥소리와 함께 빗방울에 뭉쳐져 건조하고 푸석한 산과 들 그리고 도로와 건물에 뿌려졌다. 모처럼 나서는 해외여행 길에 촉촉한 빗방울이 내린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비를 맞으며 서있는 김해공항 행 관광버스 안에는 이미 10여 명의 여행객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농사를 짖고 있는 사람이나 농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비가 더 내려야 한다는 말을 나누었다.농작물의 생육과 파종시기 등을 말할 때 대동 톨게이트를 지나면서 비는 그쳤다. 비가 더 내렸으면 좋으련만, 김해공항에서 여권을 받고 출국수속을 밟는데 우리나라 경기가 여기만큼 좋았으면 싶다.

 

▲ 김해공항 인파     © UWNEWS

 

 

  작은 캐리어를 화물로 부치고 소지품 검사와 여권체크를 마치고 면세점과 출구가 있는 곳으로 나오자 사람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이다. 앉아 쉴 자리 하나 없이 빼곡이 앉아있거나 서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말은 여기서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면세점을 구경하니 휘황찬란하다. 출국시간은 밤 10시인데 보딩타임(출국대기시간?)은 밤 7시 35분이란다. 아직 1시간 30분이나 남았다. 저가항공인 진에어를 이용하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여행비를 아끼기 위해 이것저것 따져보면서 비행기 삯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0여 년 만의 해외여행. 그것도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베트남이다. 소설 ‘하얀전쟁’의 주요 무대인 다낭과 후에를 다녀오는 여정이다. 오랜만에 가장의 해외여행이라선지 가족들도 들떴다. 선물이야 기대하지 않겠지만, 모처럼 나서는 낯선 길에 잘 다녀오라는 인사가 듬뿍 담겨있다.

 

  출국수속을 마치자 밤 10시26분이다. 꽤 지체됐다. 그만큼 여행객이 많다는 것이다. 진에어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하기만을 기다리며 좁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고 있을 때 낙동강을 따라 부산의 야경이 아름답게 보이는 시간을 체크하자 10시37분이다. 아, 하고 감탄을 하는 순간 구름 속으로 우리는 빨려 들어갔다.

 

  하늘에서 보는 육지 위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처럼 육지에서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를 보며 한참을 응시하다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거나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의 꿈을 꾸는 소년소녀들도 있겠다. 바다에서 선단을 이뤄 오징어를 잡는 배들의 밝은 등불이 하늘에서는 거미줄에 맑은 이슬이 맺힌 것처럼 보인다.

 

▲ 기내식     © UWNEWS

 

 

  10시 55분. 기내식이 전달되면서 사람들은 시장한 속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중형비행기이지만 220명 정도의 승객이 타고 있는 비행기 안의 공기는 평소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조금 답답하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다행인 것은 기내식이 음식냄새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승객이 내뿜는 입 냄새는 좁은 비행기 내부의 쾌적함을 상쇄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기장이 안내하는 방송은 기체에 스치는 바람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 않았고, 그 소리가 너무 커 옆 사람과의 대화도 힘들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1시17분. 베트남을 향해 날아가는 늦은 시간이다. 4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잦은 여행도 아닌, 어쩌다가 한 번 나선 해외여행의 비행기 안에서 깊은 잠을 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행은 앉은 자리에서 다리도 편안하게 뻗지 못하고 몸도 뒤척이지 못하는 그런 자세로 선잠에 들었다 깨는 행동이 반복됐다. 그러다 조금 정신이 희미하게 들면 마치 미어캣처럼 머리를 들고 좌우를 살피다 다시 다소곳한 자세로 잠을 청하지만 이미 잠은 달아난 지 오래다.

 

  1시간 정도만 더 날아가면 도착할 다낭. 그곳이 다가오고 있다. 1시40분 베트남 앞바다에 퍼져서 밤새 물고기를 잡는 선단의 불빛이 나타났다. 그 불빛이 얼마나 반가운지. 이제 곧 도착할 것이라는 기대가 물밀 듯이 차올랐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조바심을 담은 비행기는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더 날아 2시52분 드디어 다낭공항에 착륙했지만 주기장 사정으로 한참을 대기하다가 3시15분이 되어서야 비행장내 버스를 타고 출입국대에 서게 되었다. <다음호 계속>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