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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이야기
 
UWNEWS 기사입력  2018/07/13 [15:21]
▲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없는 살림에 온갖 재간을 부려 저녁상을 채려 놓고 우리를 기다렸다.

 

  담 밑에 키운 호박잎을 쪄서 빡빡 된장에 쌈을 싸 먹도록 했고, 마당에서 키운 깻잎 절임과 부추로 겉절이를 만들어 입맛을 돋우려고 애를 쓰셨다. 시골집이 아닌 대구의 언덕배기 선교사들 사택이 몰려 있는 청라언덕에 나의 어린 시절이 거기에 있었다. 명색이 영남 신학교 교장 사택이지 그곳은 언덕위의 뜨거운 양철집 이자 그냥 마당이 넓은 집이었다. 여름 장마철에는 양철지붕이 부실해 방에는 양동이나 세숫대야로 빗물을 받아 내기도 했다. 

 

  1950년대 내 어린날의 회상이다.

 

  6.25가 할 퀴고 간 자국이 온 나라가 가난으로 덧칠해 있을 즈음에 그래도 내가 살던 사택은 마당이 넓어 온갖 채소로 자급자족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어떤날 저녁 밥상을 대하던 어린 누나가 물김치를 입에 넣다가 도로 뱉아내며 “이건 소금물 이잖아”라고 엄마께 핀잔을 날렸다. 그때 조용히 물김치에 숟가락을 뜨던 아버지를 식구들이 쳐다봤다. “짭쪼름 한게 괜찮구먼....” 몇 숟가락을 더 떠 잡수시더니 물을 들이켰다.

 

  그 이상 무슨 말이 오고 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을 어린 나의 머릿속에 영원히 박혀 버렸다. 엄마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개면쩍어 했고, 아버지는 미소 띤 얼굴로 차분하게 말씀했다. “그런 말 말아요, 여보 내 입맛에는 괜찮은데.....” 좀 짠 것이 그렇게 큰일이냐? 짜면 물 마시면 되는 거지만 함부로 입 방아 찍으면 상처가 되잖냐?

 

  60년이나 지나간 옛 생각이었다. 살다보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결혼 기념일도 까먹는 인간들도 얼마나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배우자의 사소한 잘못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때가 온다. 심지어 그것들 마저 사랑해야 한다. 어떤날 저녁모임에서 바로 옆자리 후배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만약에 당신 마누라가 바람을 피우다가 들켰다면 당신은 어쩔래?” 그때 후배는 미소띠며 대답했다. 용서를 빈다면 함께 살아야죠! 아이들의 엄마인데...., 싸움하며 시간을 허비 하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아요!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 이었으니까요!” 그 이후 나는 그 후배를 존중하고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가 진리를 나에게 가르쳐 주었으니까. 요즘 황혼 이혼이 제법 빈번하다. 내가 조정위원 할때의 경험으로는 남편 꼴이 보기 싫은 이유중에 “낭만과 인간미” 가 없다는 것이었다. 술 담배 안하고 집에 땡하면 들어와서 잔소리 해 대는게 그게 자랑인가요? 였다.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인내심 없는 세대여!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다.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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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7/13 [15:21]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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