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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노적봉 이야기를 아시나요
백토가루 흘려보내 왜적의 판단 흐리게 해
기사입력: 2018/07/13 [15:10]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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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기자
▲   목포대교  © UWNEWS

 

 

  세월호가 누워있는 목포신항을 벗어나 유달산으로 가는 길은 길이 아니라 바다 위를 달리는 것이었다. 목포를 여러 번 다녀갔지만, 바다 위를 달리는 경험은 미처 못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맛을 보는 것이다. 바다 위에 건립된 목포대교는 목포시에 있는 국도 제1호선의 자동차 전용도로 교량으로, 죽교동과 유달동의 고하도, 허사도를 연결한다.

 

  목포신외항과 서해안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목포의 관문으로 2012년 6월 29일에 개통된 다리이다. 대불산업단지-고하도, 허사도(목포신외항)-목포대교-목포IC-죽림 분기점-남악IC-서영암IC-대불산업단지로 구성된 사실상 목포외곽순환도로의 한 주축이다. 아들과 함께 목포대교를 달리면서 세상 참 좋아졌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 다리가 없었다면 목포시내를 돌고 돌아 힘들게 유달산에 오를 것이었다. 지난해 연말에 목포를 찾았을 때도 목포대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곳 아니던가.

 

▲   유달산 입구   © UWNEWS



  유달산은 예부터 영혼이 거쳐가는 곳이라 하여 영달산이라 불렸다. 동쪽에서 해가 떠오를 때 그 햇빛을 받아 봉우리가 마치 쇠가 녹아내리는 듯한 색으로 변한다 하여 유달산(鍮達山)이라 하였다. 이후 구한말 대학자인 무정 정만조가 유배되었다가 돌아오는 길에 유달산에서 시회를 열자 자극을 받은 지방 선비들이 유달정(儒達亭) 건립을 논의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산 이름도 유달산(儒達山)이 되었다.

 

  노적봉은 목포시 유달산에 있는 거석 봉우리를 말한다. 이 봉우리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적을 물리치기 위해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순신 장군의 지형을 이용한 고도의 심리전이 돋보인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군사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 이엉을 엮어 바위를 덮었는데, 마치 그것이 군량미를 덮어놓은 노적처럼 꾸며서, 군량미가 대량으로 비축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또한, 주민들에게 군복을 입혀서 노적봉주위를 계속 돌게 해서 마치 많은 대군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게 했으며 영산강에 백토가루를 뿌려 바다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쌀뜨물로 보이게 하여 왜적들에게 아군의 군세를 위장하여 왜장이 군사를 돌려 후퇴하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노적봉을 돌던 전술은 훗날 문화예술로 승화되어, 강강수월래로 발전하였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  노적봉 © UWNEWS

 

  목포시와 다도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므로 산정에 두 개의 봉수대를 설치해 멀리 바다에서 들어오는 외적을 경계하였다. 달성각(達成閣)에서 약 100m 내려오면 정오를 알리던 오포대(午砲臺)와 노적봉(露積峯)이 있다.

 

  남쪽 기슭의 해안을 광복 전에 일본 사람들이 매축하여 신시가지를 만들었는데, 현재의 만호동과 무안동이 이 지역에 해당한다.

 

▲  유달산에서 본 목포 시가지  © UWNEWS

 

  유달산은 목포 시민의 공원일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이 많다. 1982년부터 유달산 공원화가 추진되어 유달공원, 난공원, 달성공원, 조각공원 등이 있다. 서쪽 사면은 비교적 경사가 급하여 도시화가 덜 진행되었고, 해안에는 유달산해수욕장이 있다.

 

  이 산에는 대학루(待鶴樓)·달성각·유선각(儒仙閣)·관운각(觀雲閣)·소요정(逍遙亭) 등의 정자가 있다. 달성각은 1958년 광복 13주년을 기념하여 건립하였고, 유선각은 1932년 10월 목포 개항 35주년을 기념하여 건립하였는데, 처음에는 목조로 건립하였으나 현재는 콘크리트 건물로 개축되었다. 그리고 230평의 어린이 놀이터와 4·19기념탑·충혼탑(忠魂塔) 등이 있으며, 산 중턱에는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유달사(儒達寺)·관음사(觀音寺)·수도사(修道寺) 등의 사찰이 산 중봉에 있으며, 활터도 있다. 산의 정상인 일등암(一等巖)에 오르면 다도해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그 경관은 장관을 이룬다. 다도해관광권의 중심이며 산 주변에 2.7㎞의 유달산 일주도로가 있다.

 

  목포 유달산을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 20년 전 목포시장 입구에서 먹어본 알탕이 생각나 그 식당을 찾아보았지만 역시 보이지 않는다. 목포에서 새월호의 아픔을 기억하고 임진왜란의 슬픔을 갈무리하면서 남도기행을 마친다. 목포는 하루 만에 다녀갈 곳이 아니다. 적어도 이틀 정도는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돌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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