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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감사하는 마음
 
UWNEWS 기사입력  2018/06/11 [15:34]

 

▲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우리는 매일 무엇을 기다리며 산다. 봉급생활자는 월급을 기다리고, 추운 겨울을 견디며 봄을 기다리고, 무더운 여름을 견디며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고, 젊은이들은 첫눈을 기다리고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휴가를 기다리고, 방학을 기다리고, 미팅 시간을 기다리고, 살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기차 시간을 기다리고, 차례를 기다리고, 퇴원 날짜를 기다리고… 끝도 없이 온통 기다림 뿐이다.

 

  기다림은 희망을 주지만 노인들에게는 기다림이 날마다 줄어들다가 나중에는 아예 없어져 버리고 만다.

 

  인생은 두 번 살지 못한다. 10대 때는 부모님이 가는 곳을 무조건 따라나서지만, 나중에는 그것도 아니다. 20대 때는 친구들이랑 놀러 다니고, 30대 때는 결혼도 해야 하고 데이트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다가 40대는 어디 가려면 애들 챙기느라 정신없고, 거치적거리는 게 많아 가장 힘든 세월이 되고 50대는 이것저것 살펴야 하는 기차여행 같은 인생이고, 60대는 어딜 가도 유서 깊은 역사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고적답사 같은 인생이 되고, 70대는 나이 학벌·재력·외모 등 아무 상관없이 어릴 때 동무가 그리운 나이가 되는 수학여행 같은 인생이 되고, 80대는 누구를 찾아 나서는 일은 없어지고 오늘은 누가 찾아오나? 막역한 기다림으로 하루가 가는 나이가 되고, 90대는 아무도 오지 않고 갈 데도 없고 눈도 귀도 근력도 다 떨어지고 없어 추억여행 같은 인생이 되고 만다.

 

  인생이란 가는 승차권은 있어도 오는 승차권은 없으니 한 장만 손에 쥐고 떠나는 단 한번 뿐인 여행과 같다. 인생은 되돌아오는 길이 없다. 인생은 다시라는 말도 없다. 천상병 시인의 인생은 소풍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돈 좋아하다가 사랑 좋아 하며 어리바리 하다가 끝나는 게 인생이라고 김채상의 ‘황혼의 신사’ 중에서 그렇게 표현했다.

 

  그래서 인생은 맨날 기다리기만 해서 안 된다는 것이다. 기다리면 다음번 버스가 올 줄 알았는데 버스 노선이 변경되어 못 타는 경우도 있기에. 언젠가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 생각날 때 미루지 말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내일은 있지만 내일은 없다. 내일이 존재했던 것은 내가 없어도 다른 사람들이 내일을 이어 갔기 때문이다. 오늘 밤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을 살아 있게 하심에 조물주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른 아침 멀쩡하게 집을 나섰던 사람이 저녁에는 저세상 사람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과의 허무한 이별 앞에 넋을 잃고 통곡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살아 있음에, 오늘 누구에게서 카톡이 오고 전화가 걸려오고 점심 먹자는 연락이 오고... 그 모든 일이 기적처럼 여기며 감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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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11 [15:34]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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