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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유권자의 슬픈 이야기
 
UWNEWS 기사입력  2018/06/04 [16:26]
▲ 문모근 시인/본지 편집위원     ©UWNEWS

유권자의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6․13 지방선거가 더 그렇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뒤 처음 열리는 전국단위 선거이고, 집권당과 야권1당의 국회의원 수가 비등한 상태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이 선거를 통해 집권여당은 보궐선거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전체 12석의 자리를 가지고 성패에 따라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가 달려있어서 향후 정국운영의 가늠자가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야1당은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해 확실한 국회 1당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거기에 광역단체장 선거와 기초단체장 선거, 광역시도의원과 기초시군구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지고 아울러 대한민국 교육의 수장지리인 광역단위 교육감 선거도 있다. 이렇게 단위별 선거가 단 하루 만에 모두 치러지고, 단위별 후보자 수가 많다보니 유권자들의 정신이 혼란스럽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방송과 언론에서는 우선 큰 단위에서 움직이는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동향에 보도가 치우치고, 상대적으로 광역의원과 시군구의원, 또는 교육감 선거에는 소홀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후보를 내세운 정당도 비난을 듣기에 충분하다. 광역의원과 시군구의원은 아예 관심 밖이다. 정당에서 어디 한번 제대로 자기네 당의 이름을 걸고 선거판에 뛰어든 광역의원과 시군구의원의 명단이라도 밝혀준 적이 있는가. 그러면서 그들에 대한 공천심사는 철저하고 공정하며 클린하게 실시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게 자기네 식구를 감싸는 모양새인지 궁금하다. 본래 그런 것이 정당이 가지는 기득권이라면 할 수는 없겠다. 낙후한 우리나라 정치선거판의 현주소를 탓하고 개선안을 그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 통탄할 뿐이다. 

 

그러니 광역으로 출마한 후보나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는 당의 지원이나 후원은 언감생심 생각도 하지 말고 스스로 선거운동을 하거나 알아서 기라는 것이다. 의원이 되면 어떨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대로 당의 결정이라며 앞장서서 주장하고 소리치라고 하면 그대로 따라서 해야 하는 소총수 역할과 방패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은 하나의 정당과 같은 힘을 갖는다는 논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거기에 광역의원과 기초의원도 국회의원이 심사를 거쳐 후보로 낙점한 사람들이니, 국회의원이 춤추면 같이 추어야 하고, 국회의원이 기침을 하면 옆에서 헛기침이라도 해야 한다. 그게 권력이 보여주는 단편이다.

 

영향력이 큰 여당과 야1당이 주고받는 국회현상은 가히 기가 막힌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서로 헐뜯고 비난하고 꼬집고 예의라고는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파렴치한 모습을 매일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연간 수억 원씩 세비를 받아먹는 국회의원의 자질이 이정도인데,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하는 새로 선출되는 국회의원의 품성이 더 나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절대 오산일 것이다.

 

그런데, 선거 때만 되면 그런 점은 까맣게 잊은 채 유권자들에게 굽신거리며, 알랑거리며, 그 앞에서 춤을 추어 가면서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허공에 뿌린다. 물론 허리 굽혀 구십 도로 인사를 아주 성실하게 한다. 그런 후보에게 유권자들은 웃으면서 큰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씁쓸한 일이다.

 

그런 사람이 시장이 되고 지사가 된 후 행동을 보면, 얼마 동안 언론에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 뭐, 현황을 파악해야 하고, 직원과 인사도 나눠야 하고 부서의 업무브리핑도 받아야 해서, 라는 핑계를 대고 두문불출 하는데 그 기간에 유권자의 표는 이미 휴지조각처럼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한 마디로 까맣게 잊어버리는 것이다. 언제 내가 그렇게 구십 도로 인사를 했고, 굽신거렸으며, 알랑거리고 손가락 하트를 보냈는지를.

 

우리나라 유권자는 그래서 슬프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다음 총선에서도 이와 같은 일들이 재연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인물을 보거나 정당의 못볼 꼴을 또 다시 보게 될까봐 깊은 걱정을 하는 것이다.

 

언제쯤 우리나라 선거가 멋진 지도자를 뽑는 축제로 만들어질지 염려하며 허망한 눈을 하늘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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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04 [16:26]  최종편집: ⓒ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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