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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만남
기사입력: 2018/04/26 [14:4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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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노사연의 노래 ‘만남’ 이 있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란다.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다고 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종일 누군가를 만나며 산다. 시기하고 싸우는 원한만 남기는 만남도 있고, 이런 만남은 시간이 지날수록 썩은 냄새를 풍기며 만나면 만날수록 비린내가 등천하는 생선 같은 만남이라 하겠다. 

 

  피어 있을 때는 예쁘다고 어루만지고 환호하지만 곧 시들고 마는 꽃송이 같은 만남도 있다. 만발했던 4월의 벚꽃이 하룻밤 봄비에 모두 바닥으로 내려앉는 꽃 같은 만남 말이다.

 

  반갑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 싫은 것도 아니지만 만남의 의미가 순식간에 지워지고 마는, 시간을 낭비하는 지우개 같은 만남도 있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는 말처럼 힘이 있을 때는 간직하며 애쓰고, 힘이 떨어졌을 때는 무자비하게 던져 버리는 건전지 같은 만남도 있다. 사냥할 때 쓰다가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어 치우는 ‘토사구팽’ 같은 만남도 있다. 상대가 슬플 때 눈물을 닦아주고, 힘들 때 땀도 닦아주는 손수건 같은 만남이 가장 아름다운 만남이 될 것 같다.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축복은 만남의 축복이라 하겠다.

 

  잘못된 만남은 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 잘 살면 다행이지만 일생을 망치게 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다’라는 말이 생겨났다. 인생은 어떤 부모와 친구와 스승과 배우자를 만나는가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하지만 삶을 좌우할 결정적 요인은 자신과 만남이다. 자신 때문에 무슨 일을 망쳐 놓고도 남을 탓하는 경우가 그렇다. 인생의 절반은 취해서 살고, 나머지 절반은 “숙취 해소” 로 몸부림친다. 가운데서도 최악은 탐욕이다. 배고파 훔친 것 보다 배불러도 나누지 않는 게 더 죄가 될 수 있다.

 

  잘 산 인생이란 돈벼락 맞은 인생이 아니라 중도 퇴장 없이 쓴맛 단맛 다 보며 마라톤처럼 끝까지 완주한 인생이다. 잘 산 인생을 위하여 만남을 소중히 여겨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보는 눈이 정확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잘 정리해서 본 다음에 남을 보는 눈, 남이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눈, 남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나와 상대를 조절해서 보는 눈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고정된 눈만 가진 사람은 배려도 없고 눈물도 연민도 없다. 거기에서 더 나아갈 수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좋은 만남이 일어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뭘 더 볼 수 있겠나. 내가 속한 사회가 건전하게 성장해야 내가 살고 이웃도 행복해지겠다. 내가 세상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고 너무 거창한 목표는 부담스럽지만, 길바닥에 쓰레기 버리지 않는 거, 휴지 하나 줍기 등이 세상을 향한 봉사라 생각된다. 내가 더러우면 이웃도 더럽고 세상도 더럽다. 내가 만남의 좋은 대상이면, 이웃도 세상도 점점 밝은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좋은 이웃이 되기 위하여 좋은 만남을 위하여 날마다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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