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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도
고독과 외로움
기사입력: 2018/04/17 [10:21]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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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도 건영화학대표/ 국제PEN문학회원     ©UWNEWS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의자’ 에 현명한 사람들은 ‘고독’과 ‘외로움’을 구분해서 말했다.

 

 고독이란 ‘혼자 있는 즐거움’이고 외로움은 ‘혼자 있는 고통’이라고 표현했다. 외로움은 덜어내야 할 감정이지만 고독은 추구해야 할 이상이다. 고독은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댓가는 만만치 않다.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몹시 힘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부모’가 몹시 강해야 한다.

 

  즉 남에게 매이지 않으면서 편안하기는 쉽지 않다. 고독은 격리된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유나 능력, 재미를 의미한다. 가끔은 마음의 책상 서랍 정리도 필요하고 인생의 속도도 약간 늦추기도 해야 해서, 우리는 고독을 통하여 성장한다.

 

  남녀관계도 진정으로 고독한 사람들이 만나야 오래 지속되는 진실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내 마음 누구의 식민지라면 그와 평등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좋은 고독은 좋은 인간관계를 만나게 하는 열매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바쁜 정치인들의 남녀관계가 좋은 인연으로 지속되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한 농가에 한 거지가 구걸하러 왔다. 농부의 밭에는 좋은 과일과 채소가 풍부했으나 욕심 많은 농부의 아내는 거지에게 썩어가는 마늘 줄기를 주었다. 배고픈 거지는 그거라도 감사하게 여기며 돌아 나갔다. 훗날 농부의 아내가 죽어서 천사에게 천국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했다. 천사는 그녀에게 마늘 줄기를 내밀었다. 농부의 아내는 천국으로 가는 도중에 그만 줄이 끊어져 지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톨스토이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는 자신 안에 모든 것을 담아 두려고만 한다. 바다도 우리 것이고 공기도 하늘도 다 내 것인데, 왜 굳이 작은 손바닥에만 담아 두려고 하는가? 우리가 이 세상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 분명 남에게 베푼 인정이 큰 자산이 되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고독’이나 ‘외로움’에 대하여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외로움은 문을 닫고 누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거지가 찾아왔을 때 그게 농장이라면 과일이나 좋은 채소 한 포기라도 쥐여 주는 마음씨라면, 절대로 고독할 수가 없다. 줄 게 아무것도 없다면, 마음이라도 주어야지 않겠나?

 

  여기 마음으로 드리는 시 한 편 소개한다.

 

 

아무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값비싼 것은 없지만

인생처럼 쓰디쓴

그러나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향기를 가진 커피 한잔 드릴께요

어쩌면 숭늉 같은

탈 줄 모르는 커피지만

마음으로 타기에…….

 

허름한 차림으로 오셔도 좋아요

다 헤어진 옷이라 해도

그대가 마실 커피는 있답니다.

공짜는 아니에요

그대의 무거운 마음의 빚을 내게 놓고 가세요.

내려놓기 힘드시거든 그냥 가셔도 좋습니다.

삶이 힘드시거든 언제라도 오세요. 

 

(이런 게 마음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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