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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경제 민주화의 첫걸음 (2)
기사입력: 2018/03/27 [15:5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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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재벌기업과 대기업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경제민주화의 첫 걸음은 이 구별에서 시작돼야 한다.

 
대기업을 육성하고 혁신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아진다. 물론 공정거래라는 질서 위에서 세워진 기업이어야 한다. 그러나 재벌기업은 다른 개념이다. 재벌기업은 공정거래를 원칙적으로 할 수 없는 수직 계열화 된 기업집단이다.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를 기대 할 수 없다. 때문에 분리되지 않으면 안 되는 기업 형태이다.

 
또한 재벌의 경제적 집중은 경제위기를 촉발 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기업시스템이다. 심지어 몇 몇 재벌기업에 위기가 오면 국가 자체의 붕괴위험도 상존한다. 그러기에 재벌 개혁은 혁신과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 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재벌의 과도한 계열화와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신생 기업에게 높은 진입 장벽이다.

 
개척 기업에게 기회는커녕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하는 텃세부리기다. 나아가 기술개발 및 혁신 유인을 소멸시키는 타성적 관행이다.

 
하청기업의 기술 탈취가 빈번한 재벌기업들의 횡포는 새로운 성장 기업의 출현을 방해한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원가 후려치기다. 하청기업들은 재벌 기업의 발바닥이라도 핥아 살아남기 위해 버티다 결국 도산하는 것이 작금의 재벌중심의 경제구조의 본질이다. 

 
재벌기업이 도전기업의 싹을 자르고 진입 장벽을 굳게 세워 자신들의 성채를 더 켜켜이 높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은 5년 단임이지만, 재벌권력은 수 십 년 동안 군림한다. 때문에 모두가 재벌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밝혀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은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 한 것이라고 본다. 두 기업 이사회에서 삼성물산 한주를 제일모직 주식 0.35주로 교환하는 비율로 합병의결을 했다. 여기에 국민연금이 재벌의 하수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고 국민들은 그 불공성에 분노한다.

 
국민연금은 내부적으로 1:0.46 이라는 평가를 내리고도 0.35를 찬성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 관리자들은 정부의 압력에 의해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국민 재산을 세습하는 삼성에게 7400억 이상 부당이득을 무상으로 이전 해 준 것이다.

 
약 3500억 원의 국민연금 부당 손실을 유발시킨 원인은 무엇인가? 국민연금의 결정은 지극히 비경제적이고 비상식적이다.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재벌기업이고 재벌을 움켜쥐고 있는 재벌 총수 일가이다. 재벌세습의 잔치에 최고 권력이 모종의 거래와 외압 없이는 이런 비경제적 비상식적 결정이 이뤄질 수 없다.

 
재벌들의 사익 편취는 처음 종자돈으로 종자기업의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 종자기업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일감을 몰아주는 것, 계열사 출자 상장으로 종자기업 중심으로 재벌의 출자구조를 재편하는 것 그리고 계열사간 합병이나 기업 분할을 통해 신규 순환 출자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세습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으로 진행된다.

 
삼성전자 부회장인 이재용 씨는 61억을 증여받아 이런 과정을 통해 약 6조 6천억의 재산으로 자본을 증식시켰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세습은 시장의 진입·퇴출의 장벽을 쌓고 과도한 내부거래로 산업의 생산성 향상에 장애를 유발한다. 또 산업혁신의 유인과 여력을 빼앗고 있다는 점은 침체된 한국 경제 상황에서 분명히 짚고 가야 한다.

 
‘바다를 메워도 사람 욕심은 메울 수 없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끝 모를 사람의 욕심에 윤리성을 기대하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낫다. 자본주의자들의 끝없는 돈에 대한 목마름은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더 가지려고 골목상권까지 침략한다. 배고픈 아귀들처럼 무한탐욕으로 꿀꺽 삼킬 또 다른 기업을 찾고 있다. 한국경제의 고도화와 사회 양극화의 해소를 위해 모방형 성장에서 혁신형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이 경제사회의 성숙도다.

 
1960년 이후 지속되었던 정부주도·재벌중심 경제정책 체제를 극복하고 사회 통합적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해야 할 때다. 재벌개혁을 통해 경제 민주화의 근간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것은 진보와 보수,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경제의 가치를 믿는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할 우리들의 경제민주화인 것이다.

 
경제 민주화의 첫 걸음은 재벌개혁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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