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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울산교육계에 퍼지는 진보 보수 껴안기
기사입력: 2018/03/15 [15:5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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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모근 시인/본지 편집위원     ©UWNEWS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울산교육계 수장인 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움직임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성향이 비슷한 후보들끼리 더하기를 하면서 이익구조를 따지고 손익을 계산하면서 잦은 회동을 갖는다.

 
그 뒤에는 필연코 진보적인 사람들의 후보단일화를 이루었다느니, 보수를 자처하는 세력의 승리를 위한 방정식을 찾았다느니 하는 회견을 통해 ‘우리가 이렇게 뜻을 모아 새로운 울산교육의 틀을 만들고 멀리 보는 대계를 세워 보다 투명하고 진일보한 울산교육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다.

 
교육은 누가 뭐라고 해도 사람으로 태어나 제대로 된 인격을 갖추고 사회에 잘 적응하며 개인의 성공적인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누구나 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주를 발휘하고 적성에 맞는 삶의 푯대를 지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인 교육감을 선출하는 과정에 비춰지는 그림은 세련되지 못하고 필요악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마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판의 판박이 같은 이합집산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초등학교 반장선거에도 어른들의 선거판처럼 말로만 내지르는 공약이 난무하고 파트너 십을 도입해 러닝메이트를 내세워 복잡한 선거 구조를 만든다고 한다. 게다가 반장후보가 많을 경우 비슷한 성격을 가진 아이들과 단일화를 모색하여 후보를 옹립하고 그에 동의한 아이에게 보상하는 의미로 맛있는 햄버거나 피자 등으로 위로를 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제 신학기를 맞아 각 급 학교에서는 학생회장 선거와 반장선거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아울러 지역에서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적당한 재력까지 있는 사람들은 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이 되려고 할테고, 그 가운데 운영위원장이 되려는 사람은 운영위원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생각과 공약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자리를 만들어 만남을 도모할 것이다. 이런 면면을 어디서 익히고 누구에게 배웠을까. 요즘 어린이들은 5세만 되어도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논리적으로 주장을 펼치곤 한다. 얼마나 똑똑한지 기가 막히고 혀를 내두를 정도인데, 그런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여주고 있는 선거판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이 정말 신기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그래선지 가장 빠르게 습득하는 것은 비속어와 욕하기와 선거에 비롯되는 공약 만들기이다. 필자도 10대까지는 하루 빨리 어른이 되어서 나이트클럽도 가보고, 술도 마셔보고, 이성친구도 만나고 싶고, 담배도 피우고 싶어 했었다. 그 때는 성적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반장은 선생님이 지정해서 되었고, 학생회장은 반장들의 추대에 의해 선출했다. 물론 또래끼리 모여 욕도 하고 비속어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그와 같은 행동들이 모두 신문물 같았고, 신문화 같았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선배와 어른들의 행동이 은연중에 우리 몸에 스며들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 것이다.

 
요즘 어린이들이 바라보고 있는 사회는 옛날과는 전혀 다르다. 첨단 기술이 접목된 휴대폰이나 게임기 등을 조작하는 것을 보면 놀랄 정도로 능숙하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금방 조작법을 익히는 것을 보면 영악하기까지 하다. 그런 재능과 자질을 갖춘 어린이들에게 보여지는 어른들의 선거판은 호기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교육의 백년대계는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선거판에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보다 무엇이 진정한 교육의 길인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걸맞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풍토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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