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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바라는 것들
기사입력: 2018/01/04 [12:2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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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모근 시인/본지 편집위원     ©UWNEWS

일컬어 ‘황금 개띠’ 해를 맞으며 한동안 생각에 빠진다. 새로운 해를 맞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보아도 결코 나쁘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사람은 하루를 살아도 그 날을 정리하고 결산하며 산다. 하물며 일 년을 살고 난 뒤 그 해를 정리하고 결산하고 반성하며 앞날을 다짐하는 시간을 갖는 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일 년을 살아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일 년 365일을 반추해보면 정말 사건도 많았고, 화재도 많았으며 힘든 일도 많았다. 사고가 나면 그야말로 대형사고였다. 사고마다 수 십 명이 죽거나 다쳤고, 인재라고 따지며 손해배상과 향후대책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생각해보면 사고가 나는 것은 사고가 날만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가 경제도약을 하기 이전 사회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외국으로부터 들여 와 산업현장이나 건설현장에 투입한 장비는 70, 80년대 도입해서 지금은 낡을 대로 낡은 장비가 되었다. 그런데 도입 당시부터 간과한 것은 시설과 장비의 생산년도와 유효기간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다.

 
크레인 설비를 도입할 때 언제 생산되었는지, 언제까지 쓸 수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우선 급하고 바쁘니까 그냥 수입해서 현장에 투입해 온 것이 탈이 나고 화근이 된 것이다. 아무리 견고하고 튼튼하게 제작된 철 구조물이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부식되고 마모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파트 건축공사장이나 공장시설, 공공시설 공사현장에 들어서 있는 고층 크레인 설비의 제작년도와 사용기간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거나 적용되고 있는 작업장은 드물다. 이렇게 한 가지만 생각하고 따져도 걱정거리인데, 그보다 다양한 시설이 존재하고 있는 우리 사회라면 하루빨리 점검하고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 사람 사는 이야기도 있어야겠다. 우리 울산만 해도 외국에서 이민 온 사람과 일을하기 위해 들어온 외국인근로자가 제법 많다. 우리가 돈을 벌기 위해 멀리 사우디로 나가거나 미국으로 가거나 독일, 혹은 멕시코 등 세계로 일자리를 찾아 나간 시기가 있었던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돈을 벌어 고국으로 돌아가 나름 괜찮은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나라에 들어 온 외국인 청년들과 우리나라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결혼하여 들어온 결혼이주민 등이 있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와 풍습과 생각과 예절이 만난다는 것이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보다 더 깊은 배려와 이해와 공부와 교류가 필요한 것이다. 언어도 다르고 생활양식도 다른 나라에 들어와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 나라에 적응하고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살기 위해, 또는 살아나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고 보듬어 안아주고 인사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곽재구 시인이 미국미역취꽃에 대해서 쓴 글이다.

 
미국미역취꽃에서는 역한 진딧물 냄새 같은 냄새가 스며나왔다. 처음부터 나는 이 꽃향기가, 이 외로운 꽃이 이역에서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방편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독하게 마음먹지 않으면 외로움을 물리치고 새로운 땅에서 자립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미국미역취꽃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나라에 왔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기방어를 하다 보니 독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018년 무술년도 지난 2017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르지 않더라도 안전하고 편안하며 배려와 사랑과 관심이 넘쳐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소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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