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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코리아 패싱(2)
기사입력: 2017/10/26 [11:4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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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국제정치는 힘이 좌우 한다. 그 힘은 때로는 군사력으로 때로는 경제력으로 때로는 문화와 이데올로기로 표출된다.


그러나 작동원리는 동일하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겁박하고 강대국의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다. 그것을 세계평화와 정의라는 명분으로 미화하지만 그 조차도 강대국의 국익 관철이 본질이다. 국제정치의 그 작동원리를 오늘 한반도에서 목도한다. 


지난 9월 3일 북한은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직후 미·일 정상은 핫라인을 가동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그 이후에야 당사자 한국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 와중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대량 무기 구매를 제안한다. 영락없는 장사꾼이다. 중국도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비슷하다.

 

한반도 사드 배치는 한국 영토에서 일어나는 한국 주권의 문제이며 자위적 무기체계이다. 하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은 자국 내 속국에서 일어나는 일로 여기는 듯 무차별적으로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그 강도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일본의 아베 총리 또한 이번 기회에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고, 미국의 동북아 거점이 되어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리고 있다.

 

러시아도 다르지 않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 중이다. 북핵문제로 북한제재를 호소하지만 푸틴은 미국을 견제하고 북한을 지원하는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다.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반도와 한국 초보 대통령의 잠 못 이루는 걱정과 달리, 누구도 없는 것 같이 여기는 강대국들의 냉대와 무시만 가득하다.


다시 수소탄 이야기로 돌아와 그 의미를 짚어 보자. 수소탄은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 나오는 고온(약 1억도)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핵분열보다 약 450배 높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융합 과정을 이용한 폭탄이다. 쉽게 말해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폭발력이 강한 무기가 수소탄이다. 가령, 남한의 지리적 중심부인 충청도 상공에서 폭발했을 때 대한민국 전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소탄의 장점은 강력한 폭발력 뿐 아니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즉,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하면 대륙 간 탄도 미사일에 장착하여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무기화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시 말해, 미국 본토가 수소탄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고도의 전략무기를 북한이 비로소 개발한 것이다.


북한의 도발 행보에 대한민국은 충격을 받고 휘청거리고 있다. 세계 각국은 그런 한국을 여러 가지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무기체계 아래 살아가야 하는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사방에서 달려드는 야수들의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 유화정책이 무력함을 강조하며 공개적으로 비웃고 있다. 비참한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북한이란 나라의 속성에 대한 그들의 관점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정성을 다했지만 북한은 달랐다. 통미봉남을 통해 대한민국 흡수통일이라는 통일론을 견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은 필요 없는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며, 남한 내 북한의 동조세력들의 지원을 받은 남한 흡수통일이 가능했고 이 시점에는 더욱 가능하다는 망상을 더 깊이 하고 있다.


북한은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꿈꾸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 뒤인 2009년 5월 25일도 핵실험을 단행했다. 한반도 평화를 제시한 고인에 대한 추모는커녕 그 모든 업적을 일거에 뒤엎은 북한의 행보를 잊지 말고 기억해 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힘찬 꿈을 꾸며 군사회담·적십자회담 동시 제의하는 ‘베를린 구상’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를 깔아뭉개고 비난으로 응수했다. 그럼에도 인내하고 남북대화에 정성을 다했으나, 끝내 실망과 분노를 일으키는 핵도발로 응답했다.

 

수소탄 하나로 대한민국을 넘어뜨릴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일까? 북한이 수소탄을 만들 동안 정치권은 권력을 얻기 위해 정보기관을 인터넷 댓글이나 만드는 기구로 전락시켰다. 분수를 모르고 내뱉은 그 수많은 교만함의 낱말들은, 이제 눈앞에 펼쳐진 현실을 보고 기만을 멈춰야 한다. 북한의 핵 개발 10년 동안 대한민국 전체의 무감각·자만·탐욕·관념이란 모든 허위의 옷을 벗어야 한다. ‘무기력한 선이 악을 조장 한다’는 말을 되새기며, ‘강력한 선’을 추구해야 한다.


화해와 소통을 통해 일치단결함으로써 원칙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건강하고 강인한 대한민국으로 개조하는 승리와 희망의 깃발을 들어 올리자.


이 비상(非常)한 위기의 때를 비상(飛上)의 기회로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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