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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사립유치원 논란의 중심에서 소통을 외치다.
기사입력: 2017/10/13 [09:36]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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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희 금비유치원 원장/서라벌대학 사회복지과외래교수     ©UWNEWS

지난 9월18일 전후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바로 사립유치원 휴업을 둘러싸고 유치원 측과 교육부 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휴업 철회로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연일 언론 보도가 이루어지며 전국적인 이슈였다.


이번 일의 당사자로서, 또 한명의 교육자로서, 또 한명의 부모로서 답답한 마음이 드는 순간도 있었고 상처와 회의감이 생긴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구구절절한 감정들을 나열하기보단 이 또한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지고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세상이 되는 과정이라 여기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사실 이번 대립은 어쩌면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 7월, 제 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 세미나 현장을 통해서 말이다. 유치원 정책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우리나라 유치원의 76%를 차지하는 사립유치원 측의 의견이나 정책적 아이디어는 쏙 빠져 있으니 제대로 된 세미나였을 리 만무하다.


대선 이전에는 사립유치원 측의 입장도 충분히 공감하고 전국대부분 유치원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만큼  서로 소통하고 논의하며 정책을 만들어가겠다는 집권당의 약속은  공허한 외침이 되었다.


오히려 정부가 소통을 이어가지 않는 ‘전략적 불통’을 통해 사립 유치원 측이 휴업이 아니고서는 정부와 대화의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끌어 간 후 휴업에 부정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정부의 일방적인 유치원 정책을 강행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이다.

 

휴업 자체를 비판하기 이전에 유치원 측이 휴업이라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정부 측에 던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부터 따져야 한다. ‘휴업’ 이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으면 정부가 과연 유치원 측과 대화 자체를 시도했을 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도 교육부가 수차례 파업 예고에도 불구하고, 3일전에야 비로소 유치원 측과 대화에 나선 것은 결과 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했겠는가?


 교육부와 사립유치원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재무회계 규칙과 관련된 이슈는 차치하더라도 아무런 논의도 없이 국공립유치원을 40% 비율로 끌어 올리는 것이 진정으로 부모들을 위한 정책인지부터 재고해야 한다.

 

연세대 김정호교수의 검토 결과, 국공립 유치원을  40%로 확대해 운영할 경우 필요한 전체 유아교육비는 연간 약 62조 3천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전체 유치원생 약 68만명을 대상으로 전원을 무상 교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약 5조5천억으로 산정 된다고 한다. 8천억의 비용을 아끼면서 모든 학부모들이 국공립 유치원에 다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고 나아가 학부모의 선택권까지 넓혀주는 합리적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전 정부가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잘못과 과오로 인해 이번 정부는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바라고 있다.

 

하지만 더 나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안에 귀를 기울이거나 서로 논의조차 해보지 않고 기존의 입장과 공약만을 되풀이하는 게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전 정부의 불통과 일방적 강행과는 달리 국민모두와 소통하겠다는 이번 정부의 다짐이 부디 공허한 외침이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와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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