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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러시아는 우리에게 어떤 이웃인가? (4)
기사입력: 2017/08/02 [12:1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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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러시아는 아시아 국가인가? 유럽 국가인가? 아니면 유럽과 아시를 이어주고 묶어주는 가교 국가인가?


1905년 국교가 단절된 러시아가 1990년 이후 서서히 다가왔다. 유라시아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러시아는 관리자본주의 노선으로 전환하고, 국가 지배적 대기업 정책, 정책 금융으로 경제 근대화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지만, 한국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상태다. 잘 해야 2선의 위치이다.


1990년 재 수교 이후 신생 러시아는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옐친 정부는 시베리아와 극동 개발 과정에 신생 경제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상당한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은 호응하지 못했다. 미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가까워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러시아에게 한국은 늘 그 다음 국가였다.


1884년 조선은 제정 러시아와 수교를 맺는다. 이 때 조선을 떠나 연해주 지역을 이주하는 조선인들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러시아와 조선은 교류하고 가까운 이웃이 되었다.


12년 후인 1896년 2월 ‘아관파천’이란 사건이 일어난다. 고종과 왕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여 약 1년간 그곳에서 업무를 본 사건이다. 조선에서의 러시아의 입지가 커졌다.

 

러시아는 일본이 한반도를 홀로 삼키지 못하도록 39도선 위쪽을 러시아에게 양도하기를 요구했다. 일본은 거부했고 결국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발발한다. 러시아의 남하정책을 견제하던 영국과 미국은 일본을 지원했다.


그러나 로마로프 왕조의 러시아는 이미 내적으로 부패로 인해 무너지고 있었다. 유럽에서 번져온 시민혁명의 불길을 피할 수 없었다.

 

1905년 년 노동자들의 집회를 유혈 탄압한 ‘피의 일요일’ 사건이 벌어졌다. 훗날 보니 이것이 러시아 혁명의 신호탄이었다.

 

러일전쟁 당시 병력은 러시아가 100만, 일본이 50만 이었지만, 1905년 9월 5일 러시아는 일본에 패배한다. 국력을 대거 소진한 제정 러시아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다가 1917년 혁명에 의해 무너지고, 유명한 소비에트연방이 탄생한다. 

 

제정 러시아 왕조를 이어 받은 소련은 시베리아를 넘어 극동, 중앙아시아 지역까지 영토를 넓히고 우크라이나 서부지역까지 차지한 거대한 제국이었다. 소련은 1939년 독·소 협약에 의해 발트 해 3국을 병합한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은 승전국이 된다. 히틀러의 독일제국을 무너뜨린 스탈린은 칼리닌그라드와 사할린까지 영토를 넓히면서 거대한 유라시아 제국을 완성한다.

 

그러나 1991년 12월 25일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퇴진으로 지도상에서 사라진다. 소련은 15개의 나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오늘의 러시아가 탄생한다.


러시아는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빅뱅이라고 불릴 만큼의 급진적 변화를 맞이한다. 온 사회에서 자유화의 불길이 번져 나가고, 전환기적 경제침체로 인플레는 치솟았다.


1992년 1526%, 1993년 874%로 치솟았다. 사회불안은 증폭되었고 소득불평등으로 빈부격차는 커진다. 인류사회는 늘 피라미드 구조로 유지되어 왔다. 소수의 사람들 중 자신의 총명함과 부지런함으로 사회구조 내에서 신분 상승을 도모할 때, 때때로 폭력과 속임수가 동원된다. 게임의 법칙을 교묘히 변경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고자 할 때, 폐쇄적인 통치 엘리트가 이너서클을 형성하게 될 때 경제적 불평은 확산되고 깊어진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도입된 후 무질서와 혼돈으로 개혁에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쿠데타를 일으켰다.


옐친 대통령은 쿠데타 군의 탱크 위에 올라가 규탄 성명을 발표하면서, 온 몸으로 쿠데타를 막아낸다. 이내 민주주의의 화신으로 회자되었다. 옐친은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국유 재산을 민영화했다. 다당제를 도입하고 사유재산을 인정하며,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다. 비록 바람직한 것이었다고 해도, 낯선 것은 늘 혼란을 가져오는 법인데, 러시아 사회는 많은 혼란에 더욱 깊이 빠져든다. 맥도날드 햄버거 하나를 사기 위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야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동시에 공기업을 헐값에 사들인 신흥재벌들이 탄생하는 노다지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우리 이웃 러시아는 이런 역사적 경로를 거쳐 오늘에 왔다는 점을 알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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