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오피니언
한석근
쌍둥이와 인구증강
기사입력: 2017/05/11 [17:45]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UWNEWS

 

▲ 한석근 전 울산시인협회장/수필가     ©UWNEWS

 통계상으로 우리나라 남한의 총 인구는 5천만이다. 북한은 2천 5백만으로 남북이 합해 7천 5백만으로 본다.

 

국토면적에 비하면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13억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치지만 세계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리 적은 편은 아닌 것 같다.


 해방 후 급격히 불어나던 인구가 1970년대에 들어 산아제한정책으로 급격히 감소세를 보여 왔다. 1990년대 이후로는 결혼적령기가 되어도 남녀 모두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독신자가 늘어나면서 인구증가는 수 년 전부터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근래에 들어 정부에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다산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증가세는 미미할 뿐이다.

 

그나마 결혼한 부부도 직장생활 때문에 결혼 이후에도 아이를 낳지 않고 30대 후반이나 40대에 들어서야 출산을 하게 되니 올바른 육아도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도 가끔씩 우리를 기쁘게 하는 희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탤런트 송일국이 세 쌍둥이를 낳아 대한, 민국, 만세로 이름을 지었다. 이 세 쌍둥이를 키우느라 몇 해 동안 영화, 방송(연속극)에도 출연하지 못하고 지극정성 아이 키우는 데 최선을 다했다. 얼마 전에는 이 삼형제와 TV에 함께 출연해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방송인 이휘재도 비슷한 시기에 쌍둥이를 기르느라 무던히 애쓰는 모습을 공개해 시청자들로부터 대단한 환영의 박수를 받았다.


우리 주변에는 쌍둥이를 낳아 기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초등학교 동창 중에도 전영자, 전미자 쌍둥이가 있었기에 쌍둥이에 대한 그릇된 생각이나 편견은 없다.


젊은 부부들이 다산하기를 기피하면서도 대다수 하나만 낳기를 원하는 현실이다. 이럴 때 쌍둥이나 세 쌍, 네 쌍, 다섯 쌍이라도 낳는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부모에게는 육아 문제도 끔찍한 일이어서 쌍둥이 외엔 낳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우리의 옛 기록에는 신라 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출산 장려 정책으로 쌍둥이를 낳으면 큰 상을 내렸다. 고려 때 김부식이 편찬한 삼국사기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신라 벌휴왕(제 9대 임금, 184~195) 10년 3월에 한기부(현재 경주 인근) 여자가 한 번에 아들 넷, 딸 하나를 낳았다.”고 했다.

 

또한 고려 후기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는 문무왕 때 세 쌍둥이, 네 쌍둥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기록에 의하면 666년 3월 10일에 ‘길’이란 이름을 가진 종이 한 번에 아들 넷을 낳았고, 670년 1월 10일에는 한기부에 살던 한 여종이 아들 셋, 딸 하나를 낳아 조정에서 곡식 200석을 상으로 내렸다고 했다. 200석이면 대단히 큰 상인데 삼국을 통일한 문무대왕은 나라 살림이 늘어나자 후하게 상을 내렸다.


조선 시대에도 왕조실록에 제 13대 왕(명종) 때 세 쌍둥이를 낳은 자에게 쌀과 콩 10석씩을 상으로 주었다. 원주에 살던 ‘사월이’가 받았다고 했다. 이뿐이 아니고 양산에 살던 ‘명지’란 노비가 네 쌍둥이를 낳았으니 마땅히 상을 내려야 하나 근래에 흉년이 들어 상을 줄 곡식의 양을 줄이자고 승정원에서 직언했다.

 

이에 왕은 “비록 전례에 따라 준다고 해서 어찌 국고가 줄어들겠는가?”라고 하며 명지에게도 쌀과 콩 10석씩을 내리라고 했다. 쌀과 콩 10석은 세종 때 종 9품 벼슬을 가진 관리가 1년간 받는 급료와 같은 것이었다.


사월이와 명지는 양반집 1년간의 양식을 받은 셈이다. 이런 기록은 태종부터 고종에 이르기까지 90차례나 다산을 축하하는 상을 내렸다.


기록을 살펴보면 대다수 서민계층에서 세 쌍둥이, 네 쌍둥이를 낳았다는 기록이고 양반계층은 극소수이다. 아무래도 양반가에서 다산을 알리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조선조 후기 숙종 때 좌찬성 높은 벼슬에 올랐던 쌍둥이 기록도 드물게 남아있다. 좌찬성 민점은 지금의 장관급 이상인데, 쌍둥이 형인 민희도 예조판서와 우의정, 좌의정을 두루 거쳤다. 이런 기록을 본다면 예나 지금도 쌍둥이라고 차별한 것은 아니었던가 보다.


지난달 17일에는 청주에서 네 쌍둥이를 낳아서 각계각층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들에게 육아용품과 분유를 지원하겠다는 회사도 있었고, 출산 격려금을 준 병원도 있었다. 네 쌍둥이를 낳은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100만 분의 1에 불과할 만큼 드문 일이라고 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태어난 쌍둥이는 1만 5774명으로 2014년보다 6.5%(876명) 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인공수정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자연 임신이 아닌 인공수정으로 임신할 경우 임신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다수의 난자가 배란되도록 하고 2개 이상 수정란을 이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조상들도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곧 나라가 강성해지는 것으로 여기며 다산을 장려해 왔다. 백성들이 내는 조세로 나라 살림을 살았기에 인구 증가에 따라 나라 살림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쌍둥이에 후한 상을 내리는 제도를 시행해 왔다.


인구증강이 곧 국력이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인구증가를 위해 이즈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을 더욱 강화하여 다국적 결혼을 통해서라도 더욱 인구증강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보다 나은 배려를 선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