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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이태우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 회장
기사입력: 2017/05/11 [11:37]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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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모근 편집위원

 

불을 다루어 철을 생산한 기록의 축제

 

울산쇠부리축제의 근간인 쇠부리소리를 말한다.

 

▲  (좌측부터) 문모근 본지 편집위원과 이태우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 회장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UWNEWS


[울산여성신문 문모근 편집위원] 울산쇠부리축제가 올해로 13회를 맞는다. 쇠부리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철을 주요 소재로 해서 철기문화의 정착에 따른 여러 가지 컨텐츠를 개발하여 개최하는 축제이다.

 

특히 울산쇠부리축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쇠부리소리와 그에 맞춘 쇠부리놀이가 축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평년의 축제와는 달리 이번 13회 축제에는 밀양백중놀이와 고성오광대 등 무형문화재의 공연도 함께 볼 수 있어서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

 

울산지역에는 대표적인 축제로 처용문화제와 울산쇠부리축제, 옹기축제, 고래축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울산쇠부리축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울산쇠부리소리보존회 이태우 회장(67세)을 만났다.

 

문모근  반갑습니다. 울산쇠부리축제가 국내 유일의 철문화를 토대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쇠부리축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다양성을 갖추어 가고 있는 계기와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이태우회장  울산쇠부리축제는 지난 2005년부터 개최하여 지금 13회 째를 맞고 있습니다. 울산쇠부리축제는 말 그대로 철광산에서 철광석을 채굴하여 철을 녹이는 작업인 쇠부리를 토대로 구성되고 철을 이용한 여러 가지 생산품의 전시와 쇠부리작업을 할 때 필연적으로 불렀던 쇠부리소리와 쇠부리작업을 이미지화한 쇠부리놀이가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울산쇠부리축제의 특성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철을 소재로 한 축제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향각지의 많은 사람들이 쇠부리축제의 특징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축제에 보태고 싶은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보내오고 있고 그 내용을 모니터해서 축제에 접목시키기 때문에 다양성을 갖추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힘이 들고 고단할 때 부르는 노동요 ‘쇠부리소리’

 

문모근  네, 조금 전에 ‘쇠부리소리’를 말씀하셨는데요. ‘쇠부리놀이’가 그동안의 주요 프로그램이었는데, ‘쇠부리소리’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쇠부리소리에 대해서 한말씀 해 주시죠.

 

이태우회장  아, ‘쇠부리소리’는 처음이라고 해도 되고, 연속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쇠부리놀이를 연행하면서 그 속에는 항상 ‘쇠부리불매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쇠부리불매소리를 좀 더 체계화하고 명확한 구성을 통해 ‘쇠부리불매소리’‘쇠부리금줄소리’‘애기어르는소리’‘성냥간불매소리’등 네 개 파트로 나누어 갈래를 완성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전문가들의 분석과 연구를 통해 좀 더 많은 정립이 필요한 부분이긴한데요. 그래도 이만큼 정리하고 연습하여 발표를 하게 된 것만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쇠부리소리가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어서 쇠부리소리를 중심으로 1년 여 간의 집중 연습과 공부를 통해 쇠부리소리 CD를 제작하여 주요기관과 관심 있는 분들에게 나누어 드릴 계획입니다.

 

아, 그리고 울산북구문화원 강당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쇠부리문화교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라구요.

 

쇠부리소리는 쇠부리터에서 부리꾼들이 쇠부리업을 할 때 불렀던 노동요입니다. 쇠부리로에 철광석을 넣을 때, 연료인 숯을 넣을 때, 쇠부리로에 바람을 불어 넣기 위해 불매(풀무)를 밟을 때 무거운 철광석과 숯을 짊어지고 쇠부리로를 오르내리면서 힘이 빠지고 허기지고 극심한 고통이 몰려올 때 부리꾼들이 애절하면서도 소리를 통해 힘을 얻기 위해 불렀던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쇠부리소리에는 삶의 길흉화복이 담겨있는 한편 가족과 마을의 안녕, 그리고 나라가 평안하기를 바라는 국태민안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2016년 고대쇠부리기술복원 실험 성공적으로 마쳐

 

문모근  그렇군요. 쉽지 않은 일을 해 내셨습니다. 지난해에는 또 괄목할 성과를 올린 것이 있다는데, 쇠부리기술복원실험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학계와 관련기관의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이태우회장  네, 울산은 옛날 삼한시대 이전부터 철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가 통일을 이루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쳐 오면서 철을 계속, 지속적으로 생산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선조임금 때 이의립이라는 분이 울산에서 달천철장을 발견하고 달천철장 인근에서 채취한 토철을 용광로(쇠부리로)에 녹여내어 철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세종실록지리지에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고려 공민왕 때 이종주라는 분에게 공민왕이 지울주사 이종주 울주철장관을 겸직한다는 왕지가 있습니다.  이는 당시 울산에서 생산된 철을 가지고 두드림(단야)작업을 거쳐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와 전쟁에 필수장비인 칼과 창 등의 무기를 생산하여 백성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한편 국가의 존폐를 가를 국방력이 강화되는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의립선생이 발견한 달천철장에서 채굴하여 생산한 철의 용해법과 연료의 조달 및 생산방법 등에 대한 기록은 전혀 찾아볼 길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철을 다루고 생산하는 기술은 국가적으로 초특급 비밀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만, 고대부터 쇠부리작업에 필요한 작업방법과 쇠부리로의 축조방법, 숯에 불을 붙여 에너지를 얻어 내는 불매의 형태와 크기 등등 많은 것의 기록이 전무했습니다.

 

그것을 처음에는 경북 고령의 대가야박물관(신종환 관장)을 방문하여 고령에서 실험한 쇠부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충주중원문화재연구소에서 고대쇠부리기술복원실험을 한다는 말을 듣고 충주로 달려가서 보고, 복원에 참여하였고, 충북 음성의 철박물관에서도 고대쇠부리기술복원실험을 한다는 것을 알고 음성까지 찾아가서 쇠부리로의 축로과정과 불매작업에 참여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울산쇠부리축제와 연결되어 한국철문화연구회(회장 이남규 한신대교수)와 협력하여 지난해 울산쇠부리축제 기간 중에 울산에서 첫 고대쇠부리기술복원실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쇠부리축제에 순수문화예술 접목 필요

 

문모근  그렇군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철을 소재로 한 쇠부리축제... 그런데, 이회장님은 어떻게 이 쇠부리에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까?

 

이태우회장  하하... 음... 어렸을 때 그러니까 제가 울산공고를 나왔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 4H 활동을 하면서 양정동 청년회 대표도 맡고, 마을 개선을 위한 새마을운동도 하면서 우연찮게 달천을. 그땐 그냥 놀러 갔었는데 철광산 인근에서 놀다가 주변에 철광산이 잇다는 소리를 듣고 달천철광을 본 것이 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신기했거든요. 우리 지역에, 그 당시에는 달천동은 울주군 농소면이었고, 제가 살고 있는 양정동은 울산시였거든요. 그러니까 달천은 잘 안가는 곳인데, 그쪽으로 가게 됐어요. 그냥 놀러. 그러다보니 철광 갱도의 곤돌라도 타보게 되고요. 하하하!!

 

문모근  재밌네요. 쇠부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게 보입니다. 앞으로 꾸준한 발전을 가겨올 쇠부리축제에 좀 더 보태고 싶거나 보완해야 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이태우회장  네, 사실 제가 울산쇠부리축제 집행위원장직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우리 쇠부리축제에 대하여 울산시민과 여러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은 의견을 보내주시곤 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시급하게 도입이 필요한 부분은 지금까지 쇠부리축제를 철문화만 중점적으로 다루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철문화 속에 녹아들어 있는 순수문화예술도 접목시켜 축제의 내용을 폭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쇠부리문화제’로 가는 중요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문모근  감사합니다. 대담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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