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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생각하라, 생각하라, 생각하라!
기사입력: 2017/03/10 [13:59]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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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98번째 삼일절 아침! 국회탄핵소추 3개월여, 혼돈이 거듭되는 현 시국을 생각한다. 시민사회는 들끓고 있다.

 

공동체적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와 대립 때문이다. 공동체적 자유주의는 질서와 규제를 바탕으로 시민윤리와 도덕을 갖추어 공동체의 질서를 추구하는 자유주의이다.

 

개인주의적 자유주의는 감성적 자유주의라고도 하는데, 독점과 부도덕한 외압으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거부한다.  민중의 흥분된 함성이 또한 의회 민주주의를 압도하고 있다. 대의 민주주의의 기본을 아는 사람들은 수렴되지 못한 여론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니 지금은 필부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촛불과 태극기로 나누어져 증오의 함성만이 메아리치는 이 비극의 원인은 무엇인가? 무엇이 옳은가? 어디에 서야하나? 우리는 꼭 어느 편에 가담해야 하나? 나와 다른 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한 답해 주지 않는다. 명쾌한 상황 인식이 되지 않는다. 갈등만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


서울 중심부 강남의 한 중산층 가정주부 이야기다. 사회봉사를 하며 형님 동생으로 부르며 친자매 이상 정이 깊은 두 사람이 있었다. 동생 되는 분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함께 가자고 권면했다. 이에 형님되는 분이 동생에게 ‘너 수준이 그것 밖에 안되느냐’ 실망하며, 절교를 선언하고 하던 봉사 일을 중단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반평생 정으로 살던 이들의 관계를 단칼에 싹 둑 잘라버린 이 사회적 갈등의 정체는 무엇일까?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현재 시한폭탄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오도하는 정치인이 보인다.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가 피바다가 되고 시가전이 있을 것’이라는 대통령 변호인의 무책임한 협박성 발언도 있다. 모두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법치주의를 짓밟는 행태이다.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은 국민도 나라도 없이 오직 자기 앞날과 입지를 위해 복잡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금은 탄핵정국이 아니더라도 외교적,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이다. 우리끼리 분열하고 싸우면 우리의 적은 물론이고 우호국조차 우리에게서 멀어져 갈 것이다. 서로의 욕구를 상호 조절하는 배려를 잃어버린 채 정련되지 않은 탐욕으로 무장된 정치권과 개인들의 단선적인 갈등의 극한 대립이, 침몰하는 대한민국의 근본 원인은 아닐까? 갈등과 불신을 조율하는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파선할 것인가? 국제정세의 성난 파고 앞에 나침반까지 고장 났다. 표류하는 배 신세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은 우리 모두를 삼킬 역사의 큰 파도를 보지 못한 채, 또다시 민족과 공동체의 파국을 가져오는 우를 범할 것인가?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임진왜란을 불러일으킨 고질적 당파싸움을 기억하자. 19세기말 제국주의 시대의 압력 앞에 사분오열되어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의 역사를 잊지 말자. 광장 여론이 국정의 나침반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러나 여론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가 주도권 싸움을 위한 진영의 상징물이 되어버렸다. 국가의 안보보다는 조직과 패거리의 안녕과 공고한 일체감이 더 중요한 정치의 양태가 되었다. 이들의 대리인에 불과한 영글지 않은 인물을 제왕적 대통령직을 장악하게 하려는 망국적 패싸움은 끝이 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념과 세대갈등이 칡과 등나무처럼 얽히고 꼬인 우리의 자화상, 어떻게 할 것인가? 비우자! 내 기준과 주장을 비우자. 광장까지도 비우자! 태극기를 흔들든 촛불을 켜든 손을 내리자! 더 이상 불순한 무리들에게 끌려가지 말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숨죽이며 지켜보자!


삼류정치가 만든 아수라장을 건강한 상식으로 회복하자. 분파적 갈등구조를 이제는 걷어내자. 일류 국민의 지혜를 모아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과 사이버 공간의 거짓 뉴스를 외면하자. 깊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조용히 마음을 비우자. 정의로운 분노, 배신에 대한 거룩한 분노만을 보여주자. 분노는 위험한 감정이다. 분노가 주인이 되면 공동체를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 증오, 저주, 파괴의 입구인 분노의 감정을 촛불 속에 태극기 속에 태우고 감아두자.

 

헌법재판소의 판결 유무를 떠나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거리 정치를 일소하고 국민 모두에게 안정과 희망을 주는 공존공영의 시대를 열어갈 지성과 이성을 겸비한 창조적 인물을 선택하자. 이제는 망국적 패싸움을 걷어내는 지혜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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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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