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이경우
‘개성공단’에 평화의 염원을 꽃피우자!
기사입력: 2009/05/04 [19:33]   울산여성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이경우
 
꿈에도 소원하던 평화의 씨앗이 ‘개성공단’에 뿌려졌었다. 반세기에 이르는 정전체제를 마감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의 과업이요, 우리의 소명이다.

 오랜 세월 냉전과 참혹한 군사력 대립의 상징지였던 우리 민족의 비극의 현장, 한반도의 허리를 옥죄고 있는 비무장지대를 걷어내고, “개성시 봉동리 일원”에 백만 평이 넘는 개성공단’이라는 남북경제 공동체를 건설함으로써 신 바람나는 민족화합을 위한 꿈에도 소원하던 평화실현의 장이 개성에서 펼쳐졌던 것이다. 이 일을 통해서 우리는 북한이 개성 땅을 내어주었던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이 미래를 향해 마음을 열었던 것을 강하게 엿볼 수 있었다.

 남과 북의 180만 젊은이들이, 분단과 냉전의 족쇄를 차고,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생사를 건 긴장과 고통의 현장에, 150여 공장을 짓고, 군축도 하고, 경제를 통한 평화를 이룩하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열려졌던 것이다.

 2000년 8월, ‘개성공업지구 건설’과 ‘육로 관광 실시안’ 합의로 남북교류를 위한 ‘개성공업 지구 법안’이 통과되고 2년이 지난 2002년 10월에 이르자 사업이 한걸음 나아가게 되었는데, 여기에 북한 군부는 개성지역 개방에 강력하게 저항했고 이들을 설득하는데 2년여의 시간이 더 흐르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개성지역은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 지구였기 때문이다. 군사시설이 집중적으로 전진 배치되어 있던 분단과 대립의 땅이, 남북 협력의 땅으로, 한민족 희망의 땅으로 변모한 것이다. 동시에 이 땅은 어떠한 대가를 치룬다 하더라도 서로에게 꼭 지켜져야만 할 땅이다.

 지난 4월 21일의 결렬, ‘분단과 냉전’이라는 지난시대의 유산이 망령처럼 이 땅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면서 되살아났다.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는  “도발로 간주하겠다”는 북한 측의 주장은 ‘대량살상 무기확산’을 시키고 있다는 그들의 간접적인 시인으로 볼 수밖에는 없다.

 물론 그 배후에는 이명박 정부의 북한정책 가운데 무조건적인 경제 지원 중단에 대응하여, 북한은 이제까지의 체제와 문화로 인한 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정리하고, 토지임대차 계약을 다시하고, 사용료를 재조정하고, 노동자의 임금을 현실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나왔지만, 50년간 임대료를 선(先)지불한 이상, 이것을 바꾸자는 것은 신용사회를 일방적으로 해지하자는 무법행위로 보여 진다.

 비무장지대에서 지뢰밭을 제거하고, 그 대신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고, 남북이 함께 공단을 건설하여 기업을 육성하는 민족의 평화와 공존과 번영을 구축해 가는 ‘개성공단’은 경제적인 실리만 아니라, 격리와 분단의 상처를 치료하는 ‘신뢰회복의 땅’이라는 사실을 남북의 정치지도자들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전쟁지대가 평화의 지대로 변화하는 역동의 현장,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지인 ‘개성공단’에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불안정한 남북한 정치력 행사의 첨예한 대립의 먹구름이 둘러싸고 있지만, 민족의 염원인 평화와 통일의 기원이 이 어둠을 물리치고 평화의 꽃이 개성공단에서 다시 피어나게 하기 위해 우리 국민 모두가 간절히 공단이 평화롭게 지켜지기를 기원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향상시키려는 한국의 노력을 무시해왔다고 발언함으로써 ‘대북 정책’을 유연하게 구현할 것임을 천명했다. 세계사는 이미 15년 전의 탈냉전 시대로 진입했다. 통합과 번영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세계의 흐름 속에서 분단의 역사와 현실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주변국의 변화도 고려하는 혜안을 가지고 살펴, 21세기가 요구하는 평화를, 남북의 지도자들이 만들어나가야 한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국가로서 평화적인 공존과 번영의 주역이 되고, 평화통일의 새 땅으로 민족의 미래를 펼쳐 나가는 곳이 되게 하기 위해 ‘개성공단’은 서로가 지키고 가꾸어 나아가야 할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이동
메인사진
[임영석 시인의 금주의 '詩'] 눅눅한 습성 / 최명선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 썸네일
인기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