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후 울산시 구청사 현관 앞 광장에서 박맹우 시장과 시의원 그리고 시청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구청사 회고 행사가 있었다. 박맹우 시장의 회고사, 기념사진 촬영으로 진행된 회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울산이 우리나라 제일의 공업도시가 된 과정을 돌이켜 보았다. 구청사 하면 잊을 수 없는 사람이 홍승순 시장이다. 홍 시장은 초대와 4대 울산시장을 지냈다. 이제 구청사가 되는 건물은 그가 4대 시장 재임 시 건립했다. 그가 초대 시장 일 때는 오늘날 중구 옥교 동사무소 자리에 시청이 있었다. 62년 이후 시청으로 사용되기 전 까지 이곳은 울산 읍사무소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이곳이야 말로 공업도시 울산의 산파역을 했던 장소로 볼 수 있다. 홍시장이 중구에 있었던 시청사를 남구로 옮기 것은 70년 4월이다. 홍 시장은 68년 12월 시청 건립을 착공해 다음해인 69년 12월 완공했다. 그는 시청을 건립하면서 두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하나는 지방 유지들이 시청을 중구에서 남구로 옮기는 것을 반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시청사 규모다. 당시만 해도 중구는 울산의 중심지였다. 이 때문에 그가 시청을 중구에서 남구로 옮기려고 하자 시청 인근의 상인들은 물론이고 지역 유지들이 나서 반대했다. 특히 인근 상인들은 시청이 남구로 옮길 경우 중구의 상권이 남구로 옮겨질 것을 걱정해 반대를 많이 했다. 지역 유지들 중에도 시청이 남구로 옮길 경우 당시까지만 해도 중구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도심의 생활권이 남구로 옮겨질 것을 걱정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청의 규모를 놓고도 말이 많았다. 그는 당초 시청을 건립하면서 시청 건물은 물론이고 주변 도로 등을 넓게 잡았다. 당초 홍 시장은 3억 4천만원을 들여 1만여평의 대지를 시청 부지로 구입했다. 또 시청 앞 도로는 8차선이 되도록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울산의 장래를 예측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은 홍 시장이 너무 시청 규모를 크게 잡는다면서 비방했다. 이 때문에 그는 시청 앞 차선도 줄이고 또 당초 구입했던 시청 부지도 3천 평을 떼어내어 매각했다. 지금 신청사가 들어선 자리가 홍 시장이 당초 시청 부지로 구입했다가 다시 매각 했던 터다. 물론 시청 건물을 짓고 보니 규모가 당시 행정력에 비해서는 커 2~3개 층은 한동안 비어두어야 했다. 그러나 곧 시의 업무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빈 청사도 사용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홍 시장의 외로운 결단이 울산의 앞날을 내다 본 걸작품을 만들은 것이다. 지난 해 11월 작고한 홍시장이 하늘나라에서 구청사 회고를 어떤 마음으로 보고 있을 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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