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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거리단축의 함정
기사입력: 2008/12/04 [15:0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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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만 울산문인협회회장
    
안녕하셨습니까? 설레발이입니다. 
  울산-부산 고속도로가 연말에 개통된다는 보도가 났습니다. 울산에서 27분가량 달리면 부산에 도착하니, 이제 울산 부산은 30분 거리의 생활권으로 압축이 되고 말았습니다.
  울산 남구 무거동에서 동구 일산해수욕장까지 가기보다 더 가까운 거리입니다.
  요즘 세상에 30분 거리 안에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참으로 이상적인 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곧 고속전철이 울산을 통과하게 됩니다. 서울-울산은 2시간 30분 거리의 생활권이 됩니다. 속도는 세상을 이렇게 편리하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부산 서울이 지척에 있다고 좋아들 합니다.
  속도에 의한 거리 단축은 A지점과 B지점간의 물류 내지 인적 자원이 쉬 교류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속도에 의한 거리의 압축에는 함정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A지점의 강점이 B지점의 열세를 쉬 무너트려 경제적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역으로 B지점도 A지점을 따라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그 격차를 메우기 위한 시간적 물질적인 노력이 타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겁니다.
  고속전철이 생긴 이후 대전 대구의 병원이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대구의 경우는 2시간이면 서울의 일류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이어 우수한 의사들에 의해 수술도 받을 수 있으니 돈푼깨나 있는 분들은 서울로 진료를 받으러 가지 않겠습니까.
  의료분야뿐만 아닐 것입니다. 대구 교육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전의 경우는 전 산업계가 비상이 걸릴 정도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합니다.
  울산도 같은 현상이 이미 일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체의 간부들이나 일부 명사들은 어디 울산서 돈을 씁니까? 아마  큰돈은 서울서 쓸지 모릅니다.
  고속전철이 울산역을 통과하게 되면 울산에도 대구 대전과 같은 현상이 더 가속화 되리라  봅니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전국적이고, 가장 전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이 속도의 함정에 빠질 우려마저 있다 이겁니다.
  속도의 변화에 있어서는 이미 인터넷이  지역 공간의 평준화 기수'로 자리를 잡았지만, 육지 위의 실제적인 물류와 인적이동은 자칫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한 때 프랑스에 떼제베가 등장했을 때, 남프랑스의 중소도시에서는 고속 전철이 자기 동네에 들어오는 거를 반대하는 극렬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전이나 대구 등지에서 나타난 현상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울산시민은 전철역을 유치하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습니까.
  남프랑스 중소도시는 지역민들의 단합과 환골탈퇴의 정신으로 파리의 바람을 막아낼 자기 도시만의 특성을 살리고 실력 기반을 갖추어서야 전국 평준화의 도시가 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속도에 의한 거리의 단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자체장들과 시민들이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하느냐는 의식에 달려있습니다. 
  사람들은 한 때 울산을  거대한 정거장'이라 했습니다.
  비록 먹고살기 위해 울산에 몸을 담고 있지만 자기가 탈 이상적인 차가 나타나면 미련 없이 떠난다는 것입니다. 울산시민 75% 이상이 외지 출신이라, 속도에 의한 거리단축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를 겁니다.
  뼈 빠지게 번 외화가 외국으로 줄줄 새면 나라의 경제가 파탄이 오듯이 울산의 재화가 줄줄 부산 서울 등지로 샌다면 울산의 미래가 불안합니다.
  속도에 어질어질 거리지만 말고 정신을 바짝 차릴 준비를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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