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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 이지함 선생을 생각하며
기사입력: 2008/11/27 [00:1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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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호시조시인
    
겨울이 오고 있다. 다가오는 추위가 더욱 춥게 느껴지는 것은 세계 금융 공황이니 어쩌니 하는 말이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는 탓인지 모른다.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기업의 설비 투자가 줄어들고 있으며,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는 보도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사실 어려운 경제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서민의 생활이 어렵다는 건 곳곳에서 쉬이 관찰된다. 시내 중심가에 ‘점포세’란 쪽지가 나붙는 기현상이라든지, 경제에 민감한 택시기사님들이 ‘요즘 참 어렵다’는 말을 하는 것 등에서 우리의 체감 경제 지표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한다. IMF의 날선 기억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런 경제 징후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한 시대의 궁핍함을 슬기와 예지력으로 풀어나간 토함 이지함 선생의 행적이 더욱 돌아 보인다. <<토정비결>>로도 유명한 文康公 土亭 이지함(1517-1578) 선생은 목은의 6대손, 양경공의 5대손, 문열공의 현손으로 태어났다. 선생이 청하(淸河:지금의 포천)현감으로 재직중 임진강의 범람을 미리 알아서 많은 생명을 구제하는 등 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하였으며, 사대부 출신의 위대한 상인이자 경제학자이기도 하였다.
  당시 선생이 살았던 16세기의 조선은 사농공상의 신분 질서와 농본상말(農本商末)의 국가 정책을 폈다. 농업을 모든 산업의 근본으로 삼아 농업을 장려하고, 상공업을 억제하며, 상인과 수공업 장인을 천시하였다. 그 결과 나라 전체와 백성의 삶이 가난과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난제(難題)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생이 내놓은 경제 시책이 바로 ‘상공업을 발전시켜 농업을 보완해야 나라와 백성이 부유해 진다'는 본말상보론이다.
  뿐만 아니라 선생은 독창적인 '삼대부고론'이란 ‘조선의 국부론(國富論)’도 주장하였다. 즉 바다와 육지의 재물을 적극 개발·생산하는 ‘자원 경영’,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인재 경영’,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잘 사는 ‘공동체 경영’이다. 이 삼대부고론은 오늘날에도 국가의 경제 성장과 균등 분배 정책의 원칙으로 삼아도 될 만한 경제 철학을 담고 있다.
  선생은 주장에만 그치지 않고, 사대부 출신으로 그 당시 천시하고 있는 상인이 되어 막대한 재물을 축적하는 상재와 상술을 보여주기도 하였으며, 몇 백 년을 앞서 상선과 뱃길을 이용한 선진적인 상업 방식과 공장제 수공업 생산이라는 획기적인 경영 방식을 조선 사회에 도입한 선각자이기도 하였다. 또한 자원경영, 인재경영, 공동체경영의 '삼대부고론'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난국을 풀어나가는 데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선생의 실천적이고 활달한 열린 사고에 깊은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위기는 도약의 기회라 하던가. 토함 이지함 선생이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을 발판 삼아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해결하여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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