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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무례한 사회
기사입력: 2008/08/20 [09:33]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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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논설위원
 
   베이징 올림픽에서 어린 선수들의 선전으로 온 나라가 마치 잔치집처럼 들썩거린다. 온 국민이 박수갈채로 반기며 TV 앞을 떠날 줄 모른다. 선수들이 한결같이 젊은 나이임에도 스포츠정신이 살아 있어 더 돋보인다. 예의바른 모습이 자랑스럽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한 5월초에 시작된 촛불시위가 꺼지기 일보직전에 놓였다. 초기의 민심호응은 간데없고 도리어 항의와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유는 순수를 모독한 폭력과 정치적 구호에 민심이 떠나간 것이다. 이념투쟁에 빠진 혁명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마련이다. 공통의 상식인 윤리․도덕․가치관과 행동양식에 그 비중과 가치성을 두지 않고 자기의 주장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사회적 가치들을 무시하고 자기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어떠한 것도 밀어붙인다. 유초등학생들이 “대통령 니나 먹어?!”.., 게다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장면들이 동영상에 담긴 것을 보면서 ‘과연 우리사회가 정상일까’ 생각해 본다. 상식과 비상식, 정상과 비정상이 뒤집히고 뒤죽박죽 엉킨 현실. 억지를 부리고 소리를 드높이면 통하는 사회, 서둘러 불신하고 흑백의 논리에 갇혀 버리는 병적인 기질이 나타나는 사회, 매사에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므로 위계도 없고 차서도 없고 내일이 없는, 즉물적인 모습이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들로 넘어가게 되어 불신풍조가 생겨나므로 ‘세상에 믿을 사람이 없다’는 다짐만 들려온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비틀거리는 대한민국. 애써 이룩한 선진으로 가는 사회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쇠고기의 건강위협은 지켜낼 줄 알면서 ‘존중’의 옷은 벗어던져 벌거숭이가 된 피폐한 사회, ‘타협’이라는 기본률은 서로 지키지 않고 목소리 큰사람이 이기고 힘으로 미는 사람이 이익을 보며, 손해 볼 일은 생각조차 할 수 없어 조금도 양보할 수 없는 사회, 폭력도 불사하며 자기것을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사회가 파행으로 치닫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어떤 사회든 그 사회의 고유문화가 있다. 원칙이 있고 룰이 존재한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대는 젊은 여성을 보면 눈살이 찌뿌려지는 것은, 우리사회의 문화가 ‘예(禮)’중심의 질서와 규범을 존중함에서 비롯된 사회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5월 30일자로 임기가 시작된 국민의 대변자 국회의원들. 아직도 원구성도 하지 않은 채, 여기저기 시위나 하듯 몰려다니는 모습도 본연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서민을 위한 민생법안 등 50여건이 법안처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여․야의 이권싸움으로 보이는 상임위원장 배분으로 갈등만 보여준다. 
 순리와 상식을 아는 사람들의 분노를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에게 무한 인내를 기대하지 말라. 그대들은 입만 열면 언제나 국민을 위해 민주화․복지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실천한다고 하면서 부정과 비리, 떼쓰는 억지로 우리의 미래를 붙들고 있다는 사실을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 
 사람다워지기를 노력하자. 예는 인간으로서의 자기관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계약이자 생활규범이다. 현대는 법치사회이기에 법만 잘 지키면 된다고도 생각하지 말자. 법을 잘 지키는 사람보다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 무례하지 않고 예절을 잘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무례한 사회’를 뛰어 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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