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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
촛불의 마음을 그대로 읽으라!'
기사입력: 2008/07/03 [18:08]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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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북경대학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특임연구원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부가 왜 촛불에 갇혀 "실천하는 정부ㆍ세계로 뛰는 대한민국" 국정철학은 어디로 가고 청와대 가는 길을 경찰로 다 막아 놓고 촛불 시위대에 졸이는 숨 몰아쉬며 숨어서 훔쳐보는 이명박 정부가 되었는가. 출범 100일도 안되어 실망을 넘어 절망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리안드림의 상징처럼, 샐러리맨의 신화를 이룬 평사원에서 회장까지 몸으로 체득한 기업 경영인.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것은 이익을 내기위해 효율성만 추구하면 된다. 그래서 행정도 입법과 사법을 제외한 법의 규제안에서 관리만 하면 되는 경제 감각과 경험으로 승부수를 던지면 되는 것으로 여겼나보다. 국정운영과 정책은 국민의 마음을 사야 하는 것, 국민을 위한, 국민과 함께 가는 관계인데 국민의 소리와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진정한 국정경영자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가 행정의 달인이나 기업경영인과 다른 이유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드러난 무능과 독선,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가 총체적인 신뢰의 위기 앞에 놓여 진 것이다. 서울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6월 10일 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면서 국민을 편안히 모시지 못한 자신을 자책했다는 대통령. 과거의 성공신화, 녹슨 훈장 자랑 말고, 자만과 독단을 버리고, 얼마나 지났는가, 국민을 섬기겠다는 초심으로 다시 시작하라.
    광우병 저항'이 FTA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지 말자. 민심을 읽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는 연 평균 성장률 4.3% 실업률 3.6%. 한국경제의 규모와 성숙도를 감안할 때 결코 나쁜 성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놈현스럽다' 라는 말이 신종어로 국어사전에 등록된 이유는 국민을 아래로 깔아보듯 방자한 말로 국민의 심정을 건드리면서 스스로 찍혀버린 결과물일 것이다. 불신으로 대통령이 찍혀지고 나면 그 어떤 정책도 외면당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시청 앞에 촛불을 들고선 국민들은 정치적 제스처로 해결할 수 없는 21세기 신 한국인의 정서를 가졌다는 사실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오늘의 촛불집회는 실생활의 먹거리에 국민건강이 직결된 구체적인 정책문제에, 한국사회의 최상층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하는 현 이명박 정부의 인적구성이 폭넓은 사회경제적요구와 공익성을 대표할 수 없는가를 설명하는 현장이다. 530만표 차이로 대승을 이룬 정권이 얼마지 않아 서울 한복판에서  이명박 아웃'을 외치게 하고 유한계급 집단들까지 미래가 없다는 소리를 외치게 만드는가. 갈등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시위'를 할 수밖에 없도록 이끄는 것인가. 왜 거리로 나서야만 하게 만들었는가. 청계천 복원에 결사반대하는 주변상인들 22만명을 설득하기 위해 4000번 이상 대화 모임을 가지면서 감동을 만들었던 그 힘은 어디로 갔는가!
  구시대적 통치방식, 청와대 홍보 기능만으로 미봉되던 시대는 지나가야 한다. 과격하고 비타협적인 중진에 의해 비롯되는 국회 파행을 어서 속히 종식시켜야 한다. 사회적 파장이 큰 법률, 정책을 추진하려 할 때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는 합리적 토의를 거치고, 의회주의 원칙에 입각한 당론 수렴 절차를 밟아 국가와 시민사회의 소통을 회복해야 한다. 민심을 붙잡기 위한 담론 투쟁이 정치의 정당성을 판가름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법질서의 붕괴, 국회와 정치력의 실종, 여기에 더 분노하는 국민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야 한다.
  부딪히는 높은 파도를 타고 넘어 정국을 주도해 나가야 하는 시기를 놓쳐버리고 파도에 휩싸여 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경쟁에 밀려나는 대한민국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대통령은 CEO가 아니다. 모든 정치 세력들과 건강한 유대를 강화하고 통합하여 정치가 살아있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이다.
  이제 국민들도 선거 때 한 표 찍은 것으로 할일 다한 것이 아니다. 나의 자리가 어디이며 내가 무엇을 해야 옳은가를 바로 알아 최선을 다할 때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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