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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 다리를 아십니까?
기사입력: 2021/04/23 [16:15]   울산여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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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우 본지 논설위원     ©UWNEWS

일본은 대동아 공영이라는 핑계로 동아시아를 유린했다. 태국에서 버마 진공을 위한 보급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415km의 철도건설을 계획했다. 영국군 및 연합군 포로들 버마 노동자 약 8만 명이 동원됐다. 

 

한국청년(당시의 조선인) 천여 명도 군무원이란 이름으로 포로감시원으로 동원됐다.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전범이 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학래님은 마지막 전범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 28일 결국 96세로 한을 품고 이 땅을 하직했다. 역사의 흐름이 굽이 칠 때마다 예기치 않는 희생자가 있음을 새삼 떠 올려 본다.

 

미얀마는 60년 영국, 3년 일본의 식민지 피지배 역사가 있다. 영국은 1942년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130여 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미얀마 부족 중 로힝야족을 지원했다. 하지만 로힝야족은 일본군이 아니라 동족인 아라카족들을 향해 총부리를 돌려 이 만 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로힝야족은 전 세계에 210만 명이 살고 있다. 미얀마에 130만 명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에 흩어져 있다. 로힝야족은 이슬람교를 믿는다. 하지만 미얀마는 대표적인 불교국가이다. 

 

불교를 존중하지 않으면 범죄행위로 처벌받을 만큼 강력한 불교 국가이다. 때문에 2012년 이슬람교인 로힝야족과 불교인 라카인족과 유혈사태가 벌어질 때 로힝야족에 대한 학살이 자행되면서, 인종청소 의혹까지 불거진 바 있다.

 

로힝야족은 보복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살해하고, 여자는 집단성폭행 후 산채로 태워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 또 이들은 IS 같은 과격 이슬람 세력의 도움을 받아 로힝야 무장단체들이 결성해 테러를 벌이기도 했다. 그만큼 미얀마 내부 부족 갈등은 깊고 오래된 것이다.

 

외부인들은 이 사실이 잘 안 보일 수 있다. 그 때문에 서방 언론과 학자들은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변한 수치 여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노벨평화상 박탈과 그녀의 책임론까지 들먹였다. 

 

수치 여사의 발언은 역사적 배경을 모르고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수치 여사에 대한 비판은 역사를 비트는 세력을 편드는 것일 수 있다.

 

사실 미얀마 사태는 수치 여사 개인의 역량을 넘어선다. 미얀마처럼 극도로 양분화된 정치지형에서는 중도나 타협이 설 자리가 없다. 중도에 선 사람이 누구나 양쪽에서 사정없이 비난을 받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치 여사의 정치적 영향력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강력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지휘하는 군대와 경찰 등 군부 아래 선 무력한 여인에 불과할지 모른다. 

 

4월에는 미얀마 최대의 축제인 물의 축제 ‘띤잔’이 있다. 노란 띤잔 꽃을 보며 서로 물을 뿌리며 미얀마의 새해를 축복하는 명절이다. 새해를 축복하는 이 명절에 그 땅을 지키기 위해 젊은이들이 일어나야 한다.

 

미얀마 민주화는 한 사람의 영웅이 아니라 미얀마 젊은이의 몫이 되어야 한다. 군부독재와 싸우는 비장한 각오의 젊은이들이 일어나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을 뿌려야 한다. 

 

미얀마 젊은이들의 꽃다운 민주화 열망을 발판삼아 군부독재가 권력을 향한 탐욕을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증오와 상처의 과거를 뒤로하고 미얀마의 새 역사를 젊은이들이 열어야 한다. 종교 간의 갈등과 부족 간의 갈등과 내전도 끝내야 한다.

 

그 땅의 젊은이들이 故백기완 선생이 작사한 ‘님을 위한 행진곡’이 미얀마어로 번역해 부르고 있다고 한다. 새해 축제인 띤잔 축제가 열리는 이 4월에 새 시대를 향한 그들의 열망이 전 세계인의 가슴에 새겨지길 바란다.

 

미얀마 국가의 안녕을 기도하며, 60년 전 4월 19일 한국 젊은이의 피로 이뤄낸 4월 혁명의 외침을 미얀마 젊은이들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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